배성근(영남외국어대학 겸임교수)
배성근(영남외국어대학 겸임교수)

  인플레이션은 재화 및 용역의 상대가격을 변화시키고 미래에 관한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등의 효과를 통해 주택경제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친다. 인플레이션이 일반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인플레이션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이해하기 위한 예비적 단계로서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플레이션은 부와 소득을 재분배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실물자산(physical asses)의 실질가치를 증대시키고 화폐자산에 손실을 입혀 실물자산의 소유자와 채무자는 이득을 보게 된다. 따라서 국∙공채의 발행자인 정부와 회사채의 발행자인 기업은 인플레이션의 발생으로 이득을 얻게 된다. 반면에 현금과 예금의 주된 소유자인 일반 민간인은 손실을 입게 된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은 화폐자산의 소유자인 채권자로부터 화폐자산의 발행자인 채무자에게 부를 재분배함으로써 일반적으로 민간부문에 손실을 입히고 정부 및 기업부문에 이득을 가져다 준다. 또한 인플레이션은 화페가치를 하락시켜 소득이 고정되어 있는 정액소득자의 실질소득을 감소시키는 반면, 물가상승에 따라 상품가치가 상승하는 자산보유자의 자산소득을 증대시킴으로써 정액소득자로부터 재산소득자에게로 소득을 재분배한다.

  둘째, 인플레이션은 가격 및 생산구조를 왜곡시키고 투기를 유발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인플레이션은 일반물가의 절대수준이 상승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 과정에서 재화 및 용역의 상대가격구조를 변화시킨다. 인플레이션의 진행과정은 평탄하고 안정적인 것이 아니라 굴곡이 있고 불안정한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굴곡이 있고 불안정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상대가격구조가 왜곡되면 상대적으로 가격상승이 따르는 부분의 생산이 과다하게 팽창하고 다른 부문의 생산이 위축되는 등 생산구조가 왜곡되면 그 과정에서 투기가 유발됨으로써 자원배분의 효율성이 저해된다. 그리고 만일 인플레이션이 둔화되어 투기행위가 진정될 경우 비정상적으로 생산이 팽창한 부문의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셋째, 인플레이션은 경제성장을 둔화시키고 국제수지를 악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완만한 인플레이션은 제품가격의 상승을 통하여 기업의 이윤을 증가시키고 부채의 실질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투자를 촉진하고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급속한 인플레이션은 일반국민들의 저축의욕을 감소시키고 환물심리를 고조시켜 기업의 투자재원조달을 어렵게 한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로 하여금 생산활동보다는 부동산투기 활동에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들어 투자부진과 투자효율의 저하를 가져온다.

  급속하고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은 이와 같이 기업의 투자활동을 위축시킴으로써 경제성장을 둔화시키고 고용창출을 감소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부동산투기 등으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얻는 계층이 발생함으로써 다수 근로자들의 근로의욕과 생산성이 저하되고 경제성장을 둔화시킨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은 국산품의 상대가격을 상승시켜 수출을 감소시키고, 외국상품의 상대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증가하므로 국제수지가 악화된다.

저작권자 © 경산자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