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자유기고가)
이진구(자유기고가)

  불과 십여 년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기업의 목표는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이었다.

  아무런 견제세력 없이 생산요소들을 독점한 기업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향해 달린 결과 우리 사회는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빈곤이 심화되었다.

  우리나라의 빈부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복지에 대한 생각도 일천 할 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가진 기업이 ‘극단의 이익 추구에만 목표를 두어서는 안 되고 소비자, 하도급 업체, 지역사회, 노동자 등 기업과 연관된 모든 부분이 행복해지는 사회를 만드는 것으로 기업의 목표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런 행복한 생각 때문에 나는 한때 안철수 대표에게 기대했으나, 최저시급 7,530원이 급격한 시급의 인상이고 임금의 절대적 금액도 많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고 그에 대한 일모의 기대마저 접어버렸다.

  삼성은 우리 국민과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리더가 된 기업이다.

  재벌의 폐해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자식들은 삼성에 취업하기를 바랄 정도이고, 정계뿐 아니라 법조계, 관료계 등에서도 삼성이 부르면 앞뒤 보지 않고 달려갈 정도로 이미 우리나라 최고의 권력으로 자리 잡았다.

 ‘똑똑한 하나의 기업이 나라를 먹여 살린다’는 어디서 들은 듯한 문구가 어설픈 나의 경전이 되어 낙수효과를 기다리던 우매한 시기가 끝나고 삼성의 민낯을 보고 말았던 그때의 실망이란 그냥 <분노>였다.

  이런저런 논란과 함께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용 부회장이 회사로 돌아가 행한 첫 번째 업무가 인사였다.

  인사 기준은 선대 이병철, 이건희 회장부터 이어온 성과에 대한 판단이었다.

 ‘질적 성장을 통한 회사 가치 극대화’라는 회사의 인사기준 발표는 매년 사상 최대 흑자를 갱신해 온 삼성화재 고위 간부를 삼성생명 CEO로 발탁 시켰다.

  인사에 드러난 삼성의 민낯은 구속 전이나 구속 후나 단지 커튼으로 가리고 아니고의 차이이고, 흑자를 향한 쪼임은 한없이 이어진다.

  나는 생각한다.

  삼성은 해방 후 나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아 시작되고, 국민의 세금으로 기반을 성장하였으며, 정부의 지원으로 반석에 올라선 삼성이 단지 기업 경영의 원칙은 과거로 회귀하여 <돈만 벌면 다 된다>는 생각으로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이 바로 천민자본주의이고 그 대표적 기업이 삼성이다.

  하도급업체에 본사 직원 1~2명을 파견하여 구체적인 수익까지 체크하도록 하여 최소한의 이익만 보장하고, 하도급 기업이 개발한 기술까지 빼앗아가는 삼성.

  관련 기업이 그런 노예 취급하는 간섭이 싫다고 말하면 다음날 즉시 하도급을 박탈하는 갑질의 최고봉이 삼성이다.

  납품업체와 하도급업체, 그리고 직원을 쥐어짜 이익이 극대화시키면 진급을 시켜주는 기업에게 소비자가 있을 리 없고, 하도급 업체는 모두 노예 취급 한다.

  사회에는 기부한다는 말만 하는데 구속을 면하기 위해 이병철 몇 천억, 이건희 약 4조 기부 약속마저 공염불로 기억에 생생한데 사회기부란 기대는 접어야 한다.

  하물며 이들에게 노동자란 일할 때 외에는 귀찮은 존재에 불과한데 이들과 상생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누가 지시하는지 모르지만 시급 4만 원이 넘는 기자들이 최저시급 7,530원으로 작년대비 겨우 1000원 정도의 인상 때문에 나라가 망하고 말것이라는 악담 기사들로 매일 도배한다.

  시급 100만 원에 가까운 대형 로펌 변호사들이 법률적 지원을 하고, 기업의 총수나 고용된 사장들은 구국의 일념이라며 성명서를 읽는다.

  평당 5000만 원이 넘어 40평 아파트가 20억에 달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주민들은 경비원 시간당 인상분 1000원 때문에 인원 감축해야 한다는 천민자본의 속살을 여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런 중심에 삼성이 있다는 것을 의심하며, 실적 위주의 인사는 하도급 업체는 물론 결국 삼성도 죽게 한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이 기업윤리를 조금이나마 생각하도록 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역시 어설픈 인본주의자의 막연한 기대로 끝난다면 우리 역사에 얼마나 더 슬픈 일이 벌어져야 할지 가슴이 아프다.

기자명 이진구(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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