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는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몸부림

   한동안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킨 홍콩민주화시위 이른바‘우산혁명’을 촉발시킨 결정적 이유는 홍콩을 대표하는 행정장관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를 중국 본토에서 결정하겠다는 제한된 직접선거방식 때문이다.

  즉, 직접선거를 하되 중국이 결정해주는 후보 중에서 뽑아라는 것이다.

  우리지역 영남대학교 총장 선출방식과 비슷하다.

  영남대학교 총장 선출방식은, 교수, 동창회, 직원 등 영남대 구성원 대표로 총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출마자 중 3명을 추천하면, 재단 이사회에서 이 3명 중 총장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속보이는 복잡한 방식과 말로 국민들 현혹하지 말고 한마디로 정리하면,
 ‘홍콩 행정장관은 중국에서 임명하겠다.’
 ‘영대 총장은 재단에서 임명하겠다.’는 당국의 입장과 직접선거를 통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힘겨루기인 것이다.

  홍콩 권력의 본토 종속을 압박하는 중국

  여러 가지 이유로 시위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중국정부는 시위대에 참가하거나 지지한 사람들을 보복하기 시작한다. 

  그 중 하나가 홍콩을 대표하는‘47명의 연예인들에 대한 본토 활동 중단’이다.

  중국 관영언론은 노골적으로‘중국에서 인기를 누리고 돈을 벌면서 중국을 배신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한다.

  실제로 이들 연예인들의 수입 80%가 본토에서 벌어들이는 것으로, 이번 조치로 직접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들의 반응은 예상 밖이다.

  불이익을 감수하는 공인들

  영원한 형님 주윤발은“(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이 이성적이며 용감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시민이 만족할 방안을 내놓으면 시위가 끝날 것”이라며 시위대를 지지하다 본토 활동 금지 조치를 듣고는“그럼 돈을 조금 덜 벌면 되겠다.”며 웃었다.

  공연 중 경호원들에게 폭행을 당하던 팬을 구하는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는, 홍콩 의리의 대명사 유덕화는“여러분의 작은 실천이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큰 영향을 준다.”며 중국의 조치에 굴하지 않는 모습이다.

  중견배우 황추성은 영화 '레미제라블'주제가를 부르며“어느 나라건 아픔이 있을 수 있다. 시위가 피로 물든다 해도 평화는 찾아올 것이다.”고 시위대를 응원했다.

  이밖에 톱스타 양조위, 아시아 최고의 미남 스타 금성무, 영화배우이자 작곡가며 가수인 장가휘, 2006년 부천영화제 폐막작 ‘이사벨라’ 주연 두문택, 와호장룡, 색계 등으로 아카데미감독상 등을 수상한 홍콩 대표감독 이안, 궈부청(郭富城), 정슈원(鄭秀文), 황관중(黃貫中), 덩쯔치(鄧紫棋), 천옌시(陳姸希), 쑤융캉(蘇永康), 정중지(鄭中基), 허윈스(何韻詩), 셰안치(謝安琪) 등이 47명에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수입 80% 이상을 손해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산 혁명을 지지한다고 한다.

  소신이 용기를 준다

  홍콩의 유명 연예인들은 불이익을 감수하는 이유는 소신을 지키기 위해서다.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사안에 대해 압력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지켜 나가는 선비정신을 소신이라 한다.

  소신의 반대말은 '부화내동'이다. 부화내동의 사전적 의미는 '주관 없이 남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소신'과 '부화내동'을 쉽게 구분하지 못하고, 부화내동이 소신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부화내동 하는 사람들과 이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학자 등이 스스로를 합리화 시키는 논리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신과 부화내동을 구분하는 확실한 잣대는 무엇인가?

‘그렇게 함으로써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는가 이익을 보는가 하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자본이 주도하는 사회이다. 따라서 소신을 꺽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경제적 불이익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하게 소신을 지키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특히 국가나 대기업의 입장과 상반되는 주장에 대해서는 엄청난 경제적 불이익이 주어지게 된다. 소신을 지키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고, 홍콩 배우들의 본토활동 금지가 그 사례가 된다.

  민주주의는 국가 발전의 기본

  이들 홍콩의 연예인들은 왜 이런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거리의 시민들을 응원하고 나섰을까?

  한마디로‘민주주의에 대한 소신’때문이다.‘진실과 정의에 대한 소신’때문이다.

  진실과 정의를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는 비록 더뎌 보이지만 나라를 부강하게하고 국가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것이다.

  조선왕조가 오백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도 소신을 위해 목숨까지 걸 수 있는 선비 정신이 뿌리 내려 있어 독단적인 왕권을 견제했기 때문이다.

  한비자와 손자병법의 손자는‘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믿는 정의로운 나라와 전쟁을 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할 정도로 민주화된 사회는 속까지 강한 나라이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얼마 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벨트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비록 벽에 갇혔어도 장벽 없는 세계를 이야기는 할 수 있다"며 "바로 지금 벽과 싸우고 있는 홍콩의 젊은이들에게 이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실과 정의가 넘치는 사회는 희망이 있는 사회이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역사는 항상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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