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속으로 풀이해본 소의 해의 상징과 이해

2021년, 신축년 새해 일출(사진 : 대구한의대 전망대에서 선광사 선웅 스님 촬영)
2021년, 신축년 새해 일출
(사진 : 대구한의대 전망대에서 선광사 선웅 스님 촬영)

  올해 2021년은 천간(天干)이 신(辛)이고, 지지(地支)가 축(丑)인 해이다,
  육십갑자로 헤아리면, 서른여덟 번째 해로, 하얀 소의 해에 해당한다.
  이는 십이지지 중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는 색, 음향, 오행 방위 색상을 다음과 같이 풀이하는데 유래된 것이라 한다.

  우리나라에 소는 BC 200~100년경부터 한반도에서 사육된 것으로 추정되고, 이는 주로 농사를 짓는 데 이용되었다.《삼국사기》권 제4, 신라본기4, 지증마립간(智證麻立干)조에 의하면,“三月, 分命州郡主 勸農, 始用牛耕”즉 501년 3월(지증마립간 2년)에 각주 군주에게 명하여 농사를 권장하게 하고, 처음으로 소를 밭 가는 데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미루어보면 이로써 신라 백성들은 소를 이용하여 논밭도 갈고, 수레도 끌게 하는 우차법(牛車法)이 동시에 시행되었던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
  흔히 설화에서 전승되는 하얀 소의 상징은 사찰 벽화에서 표현된 심우도(尋牛圖)를 들 수 있다. 여기에 심우도는 해탈한 소의 모양새를 그림으로 나타낸 것으로, 이 벽화 속에는 소와 동자를 주인공으로 한, 심우(尋牛), 견적(見跡), 득우(得牛), 목우(牧牛), 기우귀가(騎牛歸家), 망우존인(忘牛存人), 인우구망(人牛俱忘) 등 모두 7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심우(尋牛)는 소를 찾는 동자가 망과 고삐를 들고 산속을 헤매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것은 처음 발심한 수행자가 아직은 선이 무엇이고 본성이 무엇인가를 알지 못하지만, 그것을 찾겠다는 의지를 상징한다, 둘째, 견적(見跡)은, 본성의 자취를 어렴풋이나마 느끼는 것으로, 이를 소의 발자국으로 표현한다. 셋째, 견우(見牛)는 멀리서 소를 발견하는 모습으로 묘사한 것으로, 이는 본성을 보는 것이 눈앞에 다다랐음을 상징한다. 넷째, 득우(得牛)는 동자가 소를 붙잡아서 막 고삐를 낀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이 경지를 선종에서는 견성(見性)이라 하며, 실제로 이때의 소는 검은색을 띤 사나운 모습으로 묘사되는데, 아직 삼독에 물들어 있는 거친 본성이라는 뜻에서 검은색을 소의 빛깔로 표현한 것이다. 다섯째, 목우(牧牛)는 거친 소를 자연스럽게 놓아두더라도 저절로 가야 할 길을 갈 수 있게끔 길들이는 모습으로 묘사된 것으로, 삼독의 떼를 짓는 보임(保任)의 단계로, 한번 유순하게 길들이기 전에 달아나 버리면 그 소를 다시 찾는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뜻이 되며, 이때의 소는 길들이는 정도에 따라서 차츰 검은색이 흰색으로 바뀌어 가게 묘사된다.
  여기서 여섯째 기우귀가(騎牛歸家)는 동자가 소를 타고 구멍 없는 피리를 불면서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이때의 소는 완전한 흰색으로서, 특별히 지시하지 않아도 동자와 일체가 되어 피안의 세계로 나가게 되며, 그때의 구멍 없는 피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가히 육안(肉眼)으로 살필 수 없는 본성의 자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상징하게 된다.
  흔히 해몽 가들은 꿈에 흰 소를 만나면, 대인운, 건강운, 자녀운, 부부운, 재물운과 관련된 꿈으로, 보편적으로 길몽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는 꿈에서 조상을 상징한다는 해몽도 있다는 점에서 그 형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해몽되기도 한다.
  또한 민속학에서는 소는 농경사회에서는 부를 상징하고, 끈기와 여유로움이 있는 동물로, 겉으로 보기에는 우둔해 보이지만 머리가 좋은 동물로 평가되고, 유학에서는 강한 책임감과 자애로움, 악귀나 사악함을 물리치고, 의로움과 옳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없지 않다. 이를테면, 우직하기는 하지만 고집이 세고, 미련하고 우둔하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소는 인간관계를 이루는 궁합에서는 앞 해몽의 논리와는 달리 대인관계가 그리 넉넉하지는 않다는 해석도 있다.
  이를테면, 소는 우진마불경(牛嗔馬不耕)이라 하듯, 말의 게으름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즉, 소 자신은 부지런하게 일하는데, 말은 가만히 써서 음식만 먹고 게으름을 피우기 때문이란다. 실제 마구간에 소와 말을 같이 매어두면 서로 잘 자라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다. 이를 두고 원진(元嗔)이라 한다. 하지만, 소와 닭, 뱀은 서로 간에 소통형으로 삼합이라 한다. 여기에 소는 뱀의 독을 무서워하지 않고, 닭의 울음소리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즉 이는 소를 중심으로, 소는 위장 자체가 4개로 되새김하는 동물이다. 종일 논밭에서 일하다 보니 제대로 풀을 뜯어 먹을 시간도 없이 허겁지겁 먹다 보니 소화 시킬 여력 자체도 없다는 것, 일을 마치고 저녁에 돌아오면 지켜 잠이 드는데, 이때 뒷다리를 감고 있던 뱀이 다리를 깨물자, 놀라 트림을 하며 되새김을 한다는 것, 여기에 닭이 뿔 위에 올라서서 꼭꼭 노래하니, 소는 이로써 충분한 소화를 시켜 고창증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논리다.
  올 한해는 앞의 삼합의 논리에서와같이 서로 도우며, 소통하는 한해로, 우직하면서도 지혜로운 소의 장점을 따 이 땅에 사악한 병마를 물리치고, 의롭게 살아가는 행복과 웃음 가득한 신축년을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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