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소우주 정석현
엄동설한
성긴 잎사귀로 추위에 떨며
담벼락에 기대선
마음이 가난한 노목
세월은
산아제한에서 출산 장려시대
부모공양시대에서 홀대시대로 바뀌어
삶의 욕구 그 뿌리 발 뻗을 수 없으니
스스로를 구할 수 없어
상실을 동반한
추위와 어둠 스멀거리는 마음
똘똘 말아 베고
소탈한 햇볕 이불 삼아
가난한 잠에 빠져있는데
누더기 삶 속에
일주일에 한 번씩
수혜의 따뜻한 손길 찾아와
구석구석 묵은 때 벗겨주며
전해주는 다정한 목소리
인간 존엄을 상실한
정신장애 치료를 받고나면
나무는 비로소 잠에서 깨어난다
아-
삶에도 사계절이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