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자치신문 25주년을 즈음하여

전)대구대학교 사범대학장대구대학교 삼성현연구소장
전)대구대학교 사범대학장
대구대학교 삼성현연구소장

  공즉시색, 안 보이는 코로나에 온 세상이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다. 금호강변 버드나무는 올봄도 푸른데. 경산자치신문이 올해로 창간 사반세기를 맞이한다. 이제 걸어온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홀로서는 성년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야 할 때가 되었다.

  풀뿌리 지자체 경산시 정부의 발돋움과 그 궤를 함께하여 역경을 딛고 오늘에 이르렀다. 경산 시민의 애환과 더불어 희로애락을 나누며 고뇌하며 지내온 세월이었다. 압독의 독립정신을 꽃피울 때가 된 것이다. 농경문화 시대를 넘어 바야흐로 4차 산업 시대를 열어가고 있지 않은가.

  흔히 신문을 사회의 거울이며 목탁이라고 한다. 거울효과를 가져옴으로써 보다 나은 시민 사회를 꿈꾸고 그 꿈을 꽃피우며 튼실한 열매로 우리 경산시민에게 다가서야 할 즈음이다.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해도 지금(now) 그리고 여기(here)라는 점이다. 경산자치신문의 현주소를 다시금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가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

  먼저 취재의 현장성과 보도의 재정립을 힘써야 한다. 더욱 심도 있는 현장 중심의 밀착 취재가 요구된다. 최근 들어 경산에는 자인과 진량, 그리고 하양의 산업단지가 우리 경산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로 하여 차츰 유입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다른 곳은 줄어들고 있는데. 이러한 산업단지들이 어떻게 발전해 왔으며 경산시민에게는 어떤 영향관계를 이루어 가는지, 미래지향적인 과제는 무엇인가, 더불어 부정적이거나 고쳐야 할 점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인식의 전환 등 이와 관련한 심층 취재를 다루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경산시 정부는 물론이려니와 지역 언론 기관들의 합동 혹은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보조가 필요할 것이다. 말하자면 먹고 사는 문제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과제이기에 선택이 아닌 필연적인 과제라고 본다.

  다음으로 역사문화와 경산의 교육 사회를 이어주는 연결 고리에 대한 연구 및 기획을 고려해야 한다. 경산에는 시역 안에 나라 안의 유수한 대학들이 있다. 이르자면 연구 인력 자원의 수월성이다. 시정부와 대학 간에 더욱 상생할 수 있는, 그래서 시민 사회에 이바지할 과제는 무엇인가를 찾아내기 위한 배전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경산에는 경산과 하양, 그리고 자인을 비롯한 향교와 크고 작은 여러 개의 서원들이 자리한다. 우리 시의 학생 수는 거의 7만에 가깝다. 또한 평생학습도시로서의 면모가 뚜렷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28만 경산시 인구의 4분의 1이 학생인 셈이다. 오늘날 한국 교육의 과제 가운데 하나가 전통과 현대 교육의 단절 현상의 극복이다. 갑오경장 이후 조상대대로 이어 온 향교와 서원, 그리고 서당 교육은 완전히 뒷전이 되어버렸다. 서양식 교육 제도가 들어오면서 전통 교육이 뒤로 밀려 버린 것이다. 이는 전승과 발전의 명제다. 이제 부분적으로라도 유치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교육 내용이나 기관들을 활용한 교수-학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대한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인성교육을 주로 한 전통교육과 실용과 창의성을 주로 한 현대교육이 만날 수 있는 계승과 발전의 과제를 다룰 수 있으면 좋겠다. 특히 생활과학이나 차의 개발에 대한 관심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우리 경산의 역사적인 인물로 세 분의 삼성현(三聖賢)이 있다. 이르자면 원효와 설총, 그리고 일연을 삼성현이라 일컫고 있다. 한국의 역사 인물의 얼굴이며 경산출신의 세 분 삼성현을 현창하기 위한 과업들은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비롯해서 경산을 넘어 한국의 자긍심이다. 삼성현 관련의 문화 산업을 일으킴에 있어 경산자치신문이 배전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민족정기의 발현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원효는 화쟁 사상과 판비량론을, 설총은 석독구결과 화왕계를, 그리고 일연은 삼국유사와 고려대장경을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주었다. 이 어찌 경산만의 관심사일 수 있겠는가. 문화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며 문화경산의 미래를 열어감에 있어 삼성현 문화는 가장 중요한 모꼬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경산 복지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현황과 준비는 어떠한가. 피라미드형의 복지보다는 호빵형의 복지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우리 시의 구상과 문제점 및 해결해야 할 과제는 어떠한가를 언론의 관점에서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를 상정해야 할 것이다. 점차 늘어나는 고령친화적인 문제를 비롯하여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려와 실질적인 방향성 정립이 화두로 삼아볼 만하다. 공동선을 향한 시민의 지혜와 관심을 모아가야 한다. 복지가 살아 숨 쉬는 경산 문화를 반드시 일궈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여기에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가 없다. 우리 모두의 관심 사항이다. 관심이 실존의 알맹이니까.    

  이제 사반세기 성년의 경산자치신문의 앞길에 새롭고 김유신 장군의 군령과 군사들의 함성 같은 압독의 에너지와 슬기를 모을 때가 되었다. 경산자치신문사를 디딤돌로 한 우리 경산의 언론문화의 창달을 위하여 시민 모두의 애정 어린 관심이 요구된다. 팔공산의 기개로, 금호강의 도도한 물결과 같이 힘찬 비상이 있을진저.

기자명 정호완/대구대학교 삼성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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