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학교 명예교수 박천익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박  천  익

  21세기는 지식정보사회 또는 문화의 세기라고 한다. 지식이 새로운 자원으로 인식되고, 문화가 질 높은 삶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는 사회이다. 일찍이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 (Peter Drucker,1909~2005)는“지식노동자(intellectual worker)”라는 표현을 썼다. 기존의 생산요소의 개념인 자연, 자본, 노동 그리고 기술을 넘어 지식이 생산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시대를 말한다. 지식이 중요한 생산요소라면 문화는 지식이 만들어낸 피조물로서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21세기는 지식정보와 문화적인 감각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이다. 문화의 근원은 지식에 예술적 요소가 가미된 것이며, 지식이 세련되게 다듬어져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는 부분이 바로 문화라고 볼 수도 한다. 그래서 문화란 곧 인간정신의 산유물이다. 인간의 궁극적인 존재가치의 본질은 정신적인 부분에 있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사유의 결과를 수준 높은 예술이나 문화의 형태로 표현해 내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문화는 인간의 의식체계와 삶의 형태를 표현하고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 

  우리나라는 이미 오랜 세월을 통해서 반만년 역사를 지닌 문화강국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아 왔지만, 근년에 이르러 한국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도가 더욱 높아졌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문화를 주도하는 지식계와 문화예술계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질 높은 문화상품을 생산해 내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전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아가면서 세계인들의 문화수요도 과거에 비해 상당 수준으로 높아지고 늘어났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K 컬쳐( Korean Culture : 한국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흐름을 창출하고, 새로운 문화의 세기를 맞이하여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 우리국민들에게 자존감을 주며, 나아가 높은 문화적 향수능력을 지닌 한국인들의 행복감을 높이는데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금 K 컬쳐로 표현되는 한국 문화는 한국적 색채를 특징으로 하고 있는 모든 예술·문화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대중예술을 포함하여, 전통적인 고전음악과 한국의 판소리, 사물놀이, 그리고 예술스포츠로 불리는 피켜 스케이트와 영화, 비디오 아트 등 모든 공연예술, 무대예술, 디지털 예술을 포함한다. 이 모든 다양한 분야에서 지금 한류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대중가요계의 BTS(방탄소년단)의 노래나 스크린의 예술인 영화, 성악, 뮤지컬, 지휘 등은 물론 K 컬쳐로 표현되는 다양한 분야가 세계예술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바람은 예술스포츠계인 피겨스케이트와 그 밖의 스포츠 문화에도 확대 되고 있다. 

  문화는 삶의 모습에서 자연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거나 좋아졌다고 얘기할 때, 그 의미는 문화적인 수준이 높아졌다는 말과 유사한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문화는 삶의 표현이며, 인간의 정신과 육체가 만들어내는 산물이기에 삶의 질 및 인간의 행복과도 직결되는 요소이다. 문화는 그 어떤 곳에서나 창의력과 예술 감각을 근거로 하여 사회전반에 획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문화는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眞, 善, 美의 가치를 발현하는 수단이자 방편이 되기도 한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글로벌 환경이 더욱 보편화 되고, 문화의 국제적 중요성도 더욱 높아졌다. 지구촌의 삶이 고질화 되어 갈수록 문화의 중요성도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이제 문화는 일상적인 생활환경뿐만 아니라 기업경쟁력, 나아가 국가경쟁력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도시환경의 재구성, 산업제품의 디자인, 의상 및 생활미술, 건축물의 디자인과, 마케팅을 포함한 쇼핑센터의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문화의 개념이 도입되지 않는 분야는 거의 드물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문화는 상품생산과 소비 등의 경제의 전 분야와 기업의 경쟁력의 제고를 위해 필수조건으로 인식되어 온지 오래되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 각국들은 문화정책의 고도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힘써 왔다. 우리나라도 한때 정부차원에서 문화예술정책을 주요 정치적 과제로 보고, 국가발전을 위한 중심정책으로 제시한 적도 있었다. 박근혜정부가 내걸었던 창조경제란 결국 문화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국가경쟁력을 제고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경제적 우위의 확보가 나라발전의 요체가 되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국가경쟁력의 확보는 절대적인 요소이고,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해 나가는 것이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국가경영에는 물론 기업 및 산업경쟁력의 제고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며, 그 근원은 문화예술적인 감각과 창의력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들의 경우는 이미 오래전부터 학문적인 분야를 포함해서 모든 산업적인 분야에서도“새로운 아이디어( new idea)”개발을 핵심적인 과제로 인식해 왔다. 결국 국가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 즉, 창의적인 생각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창조경제의 핵심사업의 하나는 문화콘텐츠의 개발이었다. 다시 말하면, 문화정책의 핵심은 곧 문화 콘텐츠 즉, 문화적 내용을 가진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의 개발인 것이다. 

  최근에 이르러 K 컬쳐라는 말이 세계적인 관심사로 부각되면서, 각 분야에서 한국의 문화 컨텐츠들이 세계적인 주묵을 받고 있다. 대중문화를 포함하여 영화, 비데오, 스포츠, 의약바이오,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가 서로 관련성을 맺으면서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K 컬쳐는 지구촌을 휩쓰는 지구촌 문화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이제 문화는 단순한 즐김의 수준을 넘어서는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 경쟁력 있는 문화의 핵심적인 요소에는 반드시 문화의 개념이 내포되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현재 문화예술계에 새롭게 등장한 우리나라의 문화적 창의성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고, 그것이 곧 새로운 21세기 비젼 코리아의 미래를 여는 시금석이 되고 있다. 지금 지식과 정보를 포함한 전반적인 분야와 문화산업에 이르기까지 소위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으며, 그것이 향후의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원천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에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어 곡“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으로 사상처음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를 차지했고, 계속해서 나오는 신작들이 매번 빌보드 차트 1위의 히트곡이 되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7월 9일에 발표한 뮤직비디오 신곡“Permission to Dance”는 지구촌 15억 명의 청각장애인을 위해 안무에 수어를 곁들어 세계인의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클래직 성악의 소프라노 조수미를 비롯한 정명훈의 지휘, 김연아의 예술 스포츠  피겨와 스포츠 분야의  축구선수 손흥민, 골프의 박인비와 고진영 등의 코리언 스타들이 세계적인 명성을 이어가는 것도 거대한 한류 즉, K 컬쳐의 파워를 예상하는 한국의 저력이다. 일찍이 한국은 88올림픽과 2002월드컵 축구 등을 통하여 레드 컬쳐의 강한 힘을 경험한 바 있다. 문화는 한 시대와 사회를 이끄는 강력한 에너지이며,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 국가적 자산이다. K 컬쳐가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한국의 문화예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와 있음을 입증해주는 것이며 한국인의 정신세계의 탁월성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자긍심을 느끼며, 우수한 문화를 생활속에서 넉넉하게 향유할 수 있는 한국인의 삶의 질과 행복감 끊임없이 증가할 것이다.

  문화적 감각이 바탕이 되는 생명과학과 반도체를 비롯한 IT 또는 AI분야와 쇼프트웨어를 포함한 지식산업분야에서도 한국의 위상은 이미 세계의 톱 클레스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의료기술 역시 K컬쳐의 산유물로 생각해 볼 수가 있다. 많은 외국의 환자들이 한국병원에서 치료받기를 원하고 있으며, 외국의 의료전문가들이 한국에서의 의료연수를 원하는 한국은 오늘날 의료선진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문화와 지식수준이 세계 선두권에 있는 한국인들의 뛰어난 지적, 문화적 능력이 21세기 새로운 국제환경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현대인에게 행복한 삶이 어떤 삶인지에 대하여 물으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문화적 욕구를 실현하면서 살아가는 여유로운 삶을 말하고 있다. 행복한 삶이란 여가시간을 이용하여 좋은 음악을 듣고, 멋진 영화를 보며, 좋은 그림을 감상하고, 뮤지컬을 즐기는 등 문화상품의 향수를 통해서 실현되는 것이다. 그래서 K컬쳐를 즐기는 한국인들의 행복감은 문화의 향수 량 만큼 커질 것이다. 일찍이 문화를 애호하는 영국인들은 셰익스피어의 무덤과 인도를 바꿀 수 없다고 했다. 문화는 삶의 향기이며 생명의 빛이다. 대중음악 BTS의 노래, 영화 <기생충>, <미나리> 그리고 무대예술과 디지털예술로 이어지는 K컬쳐는 한국인의 행복감을 키우는 민족적 자긍심이며, 효율성 높은 행복경제학이다. 

기자명 대구대학교 명예교수_박천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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