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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 민족의 미풍양속, 축문(祝文)에 담긴 깊은 의미를 되새겨 본다.
아름다운 우리 민족의 미풍양속, 축문(祝文)에 담긴 깊은 의미를 되새겨 본다.
  • 김종국 기자
  • 승인 2021.09.11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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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을 앞두고 북적거리는 자인 재래시장
▲ 추석을 앞두고 북적거리는 자인 재래시장

   오는 21일 추석(秋夕)은 설날과 더불어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이다. 그래서인지 양대 명절(名節)에 귀향(歸鄕)하는 인파를 보고 민족의 대이동이라 지칭하기도 한다.

  이중 추석은 매년 음력 팔월 보름날로, 이는 신라시대의 가배(嘉俳)에서 유래했다 전승되며, 예로부터 햅쌀로 송편을 빚고 햇과일과 음식을 장만하여 조상님께 차례(茶禮)를 모시는 의례를 갖추게 되며, 이를 다른 말로 가위·한가위 또는 중추절(仲秋節)이라 하기도 한다. 

  이때는 봄에서 여름 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들이 익어 수확할 계절이라 음력 팔월 중순은 모든 것이 풍요롭기만 하다. 절기 또한 여름처럼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춥지도 않아서 살기에 가장 알맞은 계절이라 예부터‘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 하여라!’라는 속담이 생긴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추석을 명절로 삼은 것은, 이미 삼국시대 초기라 하였고,《삼국사기》권 지1, 신라본기 제1, 유리이사금(儒理尼師今)조에 의하면, 신라 제3대 유리왕[이사금] 때, 왕이 이미 6부를 정한 후 이를 두 부분(部分)에 나누어 왕녀(王女) 두 사람에게 각기 부내(部內)의 부녀자를 거느리어 편을 짜고 패를 나누어 7월 16일부터 길쌈을 시작하여 8월 15일에 이르러 그 공의 다소를 고사(考査)하여 지는 편이 음주(飮酒)를 장만하여 이긴 편에 사례하고, 이에 가무(歌舞)와 온갖 유희(遊戲)가 일어나니, 이를 가배(嘉俳)라 하였고, 이에 진 편의 여자가 일어나 춤추며 회소회소(會蘇會蘇)라 하였던 음조(音調)가 훗날 회소곡(會蘇曲)이라는 기록이 있다. 여기에 남아있는 가배(嘉俳)가 곧 오늘날까지 전승되는 가위·한가위고 추석이다. 

  집안에 따라 다소 달리할 수 있지만, 추석 전에 조상님 산소를 성묘하고 벌초를 마친 후 경건한 마음으로 추석을 맞이하며, 보편적으로 추석날 아침에 첫 번째 행하는 일은 수일 전부터 준비한 제물을 차려놓고 조상님 음덕(蔭德)을 기리는 차례를 모시는 순으로 시작된다. 

  이때는 설날과는 달리 흰 떡국 대신 햅쌀로 밥을 짓고, 햅쌀로 술을 빚고, 햇곡식으로 송편을 만들어 제일 먼저 올리는 천신(薦新) 의례를 거치는 것이 전통적인 상례(常例)이다. 이는 곧 조상님의 음덕(蔭德)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 그리고 효에 근간(根幹)이 되는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미풍양속(美風良俗)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조상님과 후손들의 교감(交感)은 이를 받드는 후손들에 제의(祭儀) 축문(祝文)에서 그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 

  필자는 축문에 수록된 용어와 사자성어 등을 중심으로 이를 서술하고자 한다(본문은 기제사 제의 의례에 국한).
한자로 차례(茶禮)는 다(茶)자를 쓴다. 즉 조상님께 차를 올리고 지내는 제사(祭祀)를 의미한다. 

  옛날에는 음력 초하루와 보름, 즉 15일 단위로 4대조까지 모시는 사당(祠堂)에 차[茶]를 올리고 간략한 제사를 지내왔다. 하지만,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 현상으로 가문에 따라 다소 차이는 없지 않으나, 이는 최대한 간소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기제사와 차례의 가장 중요한 부문은“독축(讀祝)”이다.

  즉 모든 제사상을 아무리 진수성찬을 올렸다 해도 제주(祭主)가 마음으로 받치는 축문(祝文)이 있어야 성대한 제사가 된다는 것이다. 세상사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듯, 신(神)도 제주(祭主)의 애달픈 문장과 목소리에 마음을 연다는 데 진정성을 두고 있다. 

  축문의 문장 구성에도 어딘가 모르게 절절하고 효가 묻어나 있다.

  이를테면 제를 알리며 조상님께 알린다는 문장도‘효자 ○○ 감소고우(敢昭告于)’라는 사자성어로‘제주○○이 삼가 밝게 고한다’하였고, 돌아가신 분을‘현고·현비(顯考·顯妣)’라 높이고, 부군(府君)이라 하였으며, 해가 바뀌었다 하여‘세서천역(歲序遷易)’으로 조상님에 대한 그리움을 일깨우고, 기일(忌日)을 휘일부림(諱日復臨)이라는 애통(哀痛)함을 표했다.

  또한 덧붙여 그 그리움을‘추원감시(追遠感時)’로,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생각이 난다고 하였으며, 그 감정을‘호천망극(昊天罔極)’‘불승영모(不勝永慕)’라 하여 넓고 하늘 같은 조상님의 음덕을 기렸다. 

  이와 아울러‘근이(勤以)’‘청작서수(淸酌癙羞)’라하여 정성을 다해 맑은 술과 여러 음식으로,‘공신전헌(恭伸奠獻)’이라 하여, 공경하는 마음을 다하여 제사를 올린다고 하였으며, 종결문에‘상향(尙饗)’이라 하였으니 부디 조상님께서 흠향하시라는 간절함이 있다.

  이 밖에도 축문에는 유시보우(惟時保佑), 실뢰신휴(實賴神休), 세천일제(歲薦一祭), 예유중제(禮有中制), 이자상로(履玆霜露) 등의 용어를 쓰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기제사의 축문은 다음과 같이 후손들의 애틋함이 글귀마다 묻어나 있다.

  먼저 기일을 일깨우면서‘유세차(維歲次)’, 이는 애절한 마음을 여는 문장으로 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즉 이는 발단부로 돌아가신 애통함 해를 맞이한다는 첫머리 문장이다.

  이어지는 간지(干支)는 돌아가신 해를 의미하며, ○월 간지, 삭(朔)은 그달의 초하루 간지, 이후는 기일과 간지를 적는다.
  이는 돌아가신 해와 돌아가신 날의 달과 그달의 초하루 간지를 적고, 이어 기일 날짜와 간지를 적은 후, 제주의 이름을 쓴다.
  독축(讀祝)은 제주가 읽거나 대신 읽는 대축(大祝)이 있으나, 기제사나 제주가 읽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처럼 제의(祭儀)는 곧 후손들을 훈도하는 아름다운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으로,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이와 같은 전통 축제를 통하여 효와 충을 일깨워 왔고, 이로써 반만년의 찬란한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연면히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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