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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경제적 자유도와 행복경제 이야기
[15].경제적 자유도와 행복경제 이야기
  • 대구대학교 명예교수_박천익
  • 승인 2022.05.1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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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학교 명예교수 박천익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박  천  익

  행복한 생활을 누리기 위한 사람에게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조건이 필요하다. 그것은 인간의 대부분의 욕구실현이 돈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행복실현을 위해 필요한 돈에 대하여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정도를 경제적 자유도라고 하자. 오늘날 행복한 삶이란 상당부분 경제적인 요인과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의 역할이 삶에 있어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사회이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돈은 반드시 필요하다. 풍족한 경제생활은 인간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기가 용이하다. 행복한 생활을 위하여 필요한 경제적 비용을 경제적 자유도라고 할 때, 경제적 자유도를 기준으로 행복을 평가하면, 돈이 많을수록 경제적 자유도는 높고 행복도 증가한다고 볼 수가 있다. 물론 행복 실현을 위한 경제적 자유도 역시 사람마다 다양하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는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행복의 구체적인 실체는 무엇이며, 행복은 어떤 형태나 모습으로 현대인들의 일상 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자본주의 경제사회란 말할 것도 없이 누구에게나 돈이 소중하게 기능하는 사회이다. 돈이 인간의 궁극적 과제인 행복의 실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가 바로 자본주의 경제사회의 특징이기도 하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돈의 영향이 과거의 전통주의 사회보다도 훨씬 더 커진 사회가 바로 자본주의 경제사회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개인의 행복실현을 위한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불가피한 변수이기도 하다. 현대사회는 개인의 욕구와 선호가 다양하며, 행복을 실현하는 방법과 수단도 사람마다 다양하다.  모든 다양한 개인의 선호와 취향은 대부분 그것을 실현하기 위하여 일정한 금전적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성취 된다. 인생의 가치와 목표는 행복실현으로써 이루어지는데 이들 행복의 향수는 대부분 일정한 경제적 비용을 지불해야만 가능하다. 

  일찍이 자유주의경제학의 대가 밀턴 프리드먼은 “공짜 점심은 없다”는 명언을 했는데 자본주의사회에서 진정한 공짜는 참으로 희귀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집에 살면 마음이 흡족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면 입맛이 개운하고, 스마트한 의상을 차려 입으면 기분이 상쾌해 지며, 좋은 구경거리나 명승절경을 보면 감탄이 나온다, 이 모든 유쾌함을 향수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불가피하게 일정한 수준의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자본주의사회이다. 경제문제가 세계적인 중요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는 국가의 안정과 개인의 행복실현을 위해서 돈이 한층 더 중요한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 이제 돈에 대하여 우리나라의 전통주의적 인식은 개선되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돈의 소중함을 알고 그것을 잘 관리하고 잘 사용할 줄 아는 금전관리 개념을 터득하는 삶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돈은 얼마만큼 행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까? 좀 더 구체적으로 돈과 인간의 행복문제를 관련지어 생각해 보기로 하자. 만약 어떤 사람이 남에게 인정받는 좋은 인간관계를 원한다면 그는 그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 일정한 인간관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경조사에 일정한 액수의 부조를 해야 하고, 동창회나 동호회의 모임에도 남들이 좋아할 만한 회비와 찬조금을 내야 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사회 자선단체나 봉사단체에 일정한 기부도 해야 한다.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많은 부분이 인간성과 그가 지불한 돈에 의하여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책일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책을 만들 듯이 돈이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돈을 만드는 것이다. 원만한 사회관계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돈의 사용에서 적절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행복경제학은 행복의 결정에 경제문제가 매우 중요함을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행복의 문제가 반드시 경제문제와 관련된 것만은 아니다. 행복은 결국 주관적으로 느끼는 개인의 만족도에 의하여 실현되기 때문에 심리의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생각보다 실생활에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돈의 역할이 큰 것이다.  평생을 행복문제를 계량화 하는데 바친 18세기의 공리주의 철학자 벤담(J. Bentham)은 결국 행복의 계량화가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 자신의 모든 저작들을 불태워 버렸다는 얘기가 있다. 말할 것도 없이 행복을 객관적으로 구명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행복을 객관화 하는 데는 아직도 학문의 길이 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성공하는 인생을 위한 모든 노력 역시 자기 나름의 행복실현을 위한 역정이다. 행복은 인생을 결정하는 궁극적 목표이자 가치이지만, 그것을 정의하거나 객관적으로 지표화 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행복은 완전히 주관적인 문제일 뿐이라는 고전적인 행복관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행복관도 시대에 따라 환경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옛 사람들은 행복을 복의 실현으로 보아 壽, 富, 攸好德, 康寧, 考終命의 다섯 가지를 잘 이루면 그런 사람을 복된 사람으로 보았다. 즉 오래 살고, 부유하며, 덕이 있고, 잘 죽는 삶을 五福으로 보았다. 대체로 행복의 근원은 크게 어긋남이 없으나 세월의 특성은 행복의 변수에도 다소의 영향을 준다. 인류역사는 그동안 많은 변화를 거쳤으며, 현대사회의 주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사회이다. 즉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자본과 시장을 통해서 상품을 교류하면서 삶을 영위해 나가는 사회임을 말한다. 현대경제학의 기초를 세운 19세기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샬(Alfred Marshall)은 인간의 삶에는 두 가지의 중요한 문제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첫째는 종교의 문제이며, 둘째는 물질의 문제 즉 경제문제가 그것이다. 이들 중 종교문제는 믿는 자에게만 중요한 의미를 가지나, 경제문제는 모든 인간에게 다 소중한 문제라고 했다. 인간은 빵만으로 사는 존재는 아니지만, 빵 없이는 또한 살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물질 즉 경제의 문제는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문제이며, 인류가 해결해야할 가장 중요한 과제의 하나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경제학자들은 자본주의는 행복의 중요 요소인 부를 만들어내는데 있어서는 최적의 시스템이라고 보고 있다. 국가적으로 부를 잘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는 국민의 행복을 증가시키며, 동시에 다수의 국민들을 행복하게 함으로써 환영받을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가 있다. 이 논리는 개인적인 삶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부를 잘 관리하고 증가시키는 행위는 개인의 삶을 행복하게 할 수가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하에서  행복가치는 환경적이며 또한 상대적이다. 남이 좋은 집을 갖고 있으면 나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남이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레저와 문화를 즐기고 있는 것을 보면 자신도 그러고 싶은 것이다. 현대인들의 행복관은 상대적이며 구체적이고 또한 현실적이다. 행복은 결코 추상적인 관념의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문화와 즐길 거리들을 향수하는 가운데서 구체적으로 얻어지는 것이 행복의 실체이다. 

  그 구체적인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사회가 인정하는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는 기술과 지식을 습득해야만 한다. 그러한 노하우는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노력으로 얻어 질 수 있다. 자본주의적인 삶에 잘 길들여지는 생활이 오히려 삶을 편하고 복되게 만든다.  원하는 것을 경제적 이유 때문에 갖거나 이루지 못하는 불행한 경우를 줄이기 위하여서도 올바른 경제적 마인드가 필요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경제문제를 인식하는 기초지식이 필요하고, 개인의 일상생활에서 합리적인 소비와 저축, 투자는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절대적인 요소이다. 2022년 UN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국 146개국 중 59위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제력은 세계 10위권 이내이고, 개인국민소득 역시 3만 5천 달러로 세계상위 수준에 있다. 합리적인 경제마인드의 함양으로 개인의 행복수준이 올라간다면 우리나라의 행복순위도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