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메르스의 확산 속도는 중동에 비할 바가 아니다.

  6월 6일 또다시 9명의 확진 환자가 나와 총 환자 수는 50명으로 늘었으며, 1명이 완치로 퇴원하였고, 4명이 사망했다. 메르스 바이러스와 관련하여 지금 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두말 할 것 없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것이다. 정보공개, 경로추적, 의심자 격리, 방역, 소독 등의 활동에 전념해야 한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 소멸시키는 일에 여와 야가 따로 없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엇박자가 나면 안 된다.

  현실은 국민 10명 중 7명이 정부의 대책을 믿지 못하고(매일신문 6일자), 새누리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시도지사도 정부의 대책에 불만을 가진 상황이다.

  절박한 심정에서 발표한다는 전제로 4일 저녁 10시 40분 박원순 서울시장은 스스로 서울시 메르스 대책본부장을 자처하며 확진 환자로 판명 난(당시는 확진 전) 의사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접촉자들을 자가격리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치인들은 불리할 때 숨고 유리해질 때, 즉 메르스가 소멸될 시점에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뛰어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확산일로에 있는 메르스 대책을 진두지휘 하겠다는 것은 정치인 스스로가 독배를 마시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박수칠 일이다.

  서울시는 확진 판정 의사가 참석했다는 재건축 회의 참석자 총 1500여명에게 일일이 전화와 문자로 상담을 하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 148명이 연락되지 않았는데, 이후 추가 연락이 되어 6일 오후 4시 현재 77명이 연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 중 2명이 미열이 있어 집중 관리하고 있다고 말하고 해당 병원의 공개를 복지부에 요구하고 있으며, 그때까지라도 해당 병원에 대해 철저한 방제를 하겠다고 한다.

  내 생각으로는 제대로 된 유일한 대책인 것 같아 믿음이 생긴다.

  그런데 서울시장이 메르스 관련 브리핑을 한 다음날부터 6월 6일까지 YTN을 비롯한 채널A, 조선TV 등 종편이 난리가 났다. 놀란 토끼처럼 박원순 시장을 일제히 비판하기 시작했다.

  마치 서울시가 메르스 정부대책위를 빼앗은 것처럼 말하고, 정부가 문제없이 대처해 나가는데 혼선을 가져온다는 듯 비난하고, 심지어는 서울시장이 말한 대책본부장이 법률에 있는지 없는지 보자고 말한다.

  대권 욕심이란 말이 나오고, 심지어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불안한 정국을 만드는데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까지 한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메르스 사태 보고 때와는 달리, 보기 드물게 신속하게 브리핑 룸에서 서울시장과 서울시의 입장을 반박하였다.

  마치“4일 밤 브리핑으로 박원순 시장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반론을 제기하여 망신 주는 것이 메르스를 잡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들에게는 메르스 사태에서 메르스를 잡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진영논리를 지키는 것이다.

  또한, 놀라운 것은 JTBC 여론 조사에 의하면 여야의 지지정당에 따라 국민들마저 서울시장의 긴급브리핑을 보는 관점이 엄청나게 다르다고 한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표 계산에 의해 만들어 놓은 골들이 너무 깊다.

  정치인들은 영호남을 나누고, 진보와 보수를 나누고, 여당과 야당지지자도 나눈다. 이제는 가진 자와 가난한 자들을 나누려 들고, 자본가와 노동자의 골을 더 깊게 만든다.
이렇게 갈기갈기 나누면 순진한 국민들은 나락에 빠지고 딱 정치인들만 좋아진다.

  6월5일 중국은 한국인 메르스 확진환자 김모씨와 접촉했던 중국인 78명을 모두 찾아내어 격리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히며, 현재는 이들 모두 음성으로 판명되었다고 한다.

  이에 더하여 우리나라에서 논란 중인 ‘메르스 유전자 변이’에 대하여 “유전자 변이가 없다.”고 우리나라보다 앞서 발표했다. 부끄러운 일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정치권은 메르스 문제마저 정치문제로 풀어선 안 된다. 야당도 협력해야 하며, 정부도 지방정부와 자존심 싸움을 접고 협력해야 한다. 국민들도 메르스 예방과 퇴치만 생각하여 빠른 대처로 국격을 높여 놓고 다음 일을 해야 한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이 일률적으로 야당이나 여당지지자만 있는 것이 아닌데, 세월호라 이야기하면 마치 야당 지지자나 진보진영으로 생각하는 이분법을 이번만은 접어야 한다.

  (이 글은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ks2008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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