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김 문 규
  우리 고유의 명절 추석올해 을미년의 추석은 9월 27일(음력 8월 15일)이다.

  올해는 추석연휴가 9월 26일~9월 29일까지 4일간이다(대체공휴일 포함).

  연휴가 길다 보니 요즘 사람들은 추석명절을 그저 휴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추석은 한해의 풍년을 감사하는 차례를 조상님께 올리는 우리나라 최대 명절 중 하나다. 전에는 추석을 중추절, 가배, 가위, 한가위라고도 했다. 추석의 유래는 고대 풍농제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신라 때부터 고려시대에도 추석을 쇠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적으로 선조들에게 추석제를 지냈다고 한다. 1518년(중종13년)에는 설, 단오, 추석이 3대 명절로 정해지기도 했다. 60~70대의 어른들은 어릴 적 단오날 연두색 치마와 노란저고리, 어린 남자애들도 까만 바지에 분홍저고리로 단오빔으로 해 입고 온 동네가 모여서 그네 뛰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6월 유두날도 햇 밀가루로 음식을 만들고 참외와 여름과일로 집안의 여러 신들에게 바치기도 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안타깝게도 흐지부지 없어진 명절이 되었다. 추석날 아침에는 온가족과 친척들이 모여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서 미리 하지 못한 벌초도 하고 조상님 묘를 가꾸는 일을 했다. 차례 상에 올리는 제물은 햇곡과 햇과일 등으로 준비해 선보이며 1년 농사의 고마움을 조상님께 전했다.

  성주, 터주, 조상단지 같은 집안 신들도 햇곡으로 천신하며 추석치성을 올린다. 추석명절에는 밝은 보름달을 보며 풍성한 민속놀이를 즐겼다. 씨름과 줄다리기, 강강수월래 등을 하며 온 마을이 함께 즐기는 즐거운 명절이다. 그러나 요즘세대는 많이 변했다.

  관광을 떠나서 호텔이나 외국현지에서 차례음식을 배달시켜서 차례를 올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노년층에서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조상님에 대한 예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의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추수감사절은 어떤 형식으로든 행해지고 있다.

  그중에 우리나라와 아시아 각 국은 조상님께 추석차례를 올리며 온가족과 친척들이 모여서 서로의 안부를 전하며 즐기는 날이다. 오랜 세월동안 지켜왔던 추석명절이 근래에 와서 변질되고 있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물론 조선시대에도 멀리 있거나 여행 중에 있어 제사를 모시지 못할 경우에는 미리 집떠날 때 챙겨온 병풍을 펴놓고 제사를 모시기도 했다고 한다. 병풍에 제사 때의 모든 음식과 과일, 포, 혜, 주 등 상차림을 그대로 옮겨놓고 제사를 모셨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부득이한 사정에 의해서 그렇게라도 효를 다하려고 노력한 것이다.

  요즘의 관광차례는 자신들이 즐기기 위해서 외지에 나와서 지내는 차례와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어쩐지 달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차라리 조상님 산소에 벌초를 하고 간단한 제수를 챙겨가서 차례를 올리는 것이 좋을듯 하다.

  세월이 흐르고 세태가 바뀐다 해도 우리의 고유명절과 전통의식은 지켜나가야만 우리나라 국민의 정체성이 지켜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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