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을 '선물'이라 미화하면 주고받기가 쉬워진다.” 

이진구(자유기고가)
 “고위공직자가 아무 거리낌 없이 뇌물을 요구하거나 그러한 뜻을 내보이면 이 사회는 위험에 처한 것이다.”라고 하며“‘뇌물’을‘선물’이라 미화하면 주고받기가 쉬워진다.”고 한다.

  그러면서“내가 윗사람에게 뇌물을 바치면 나도 아랫사람에게 뇌물을 받게 된다.”며 단호히 뇌물 제공을 거부한다.

  지난 9월 10일 개봉한 영화 <제7기사단>의 대사이다.

  우리나라의 국민배우 안성기와 여배우 박시연이 출연하고 정두홍씨가 무술감독을 맡았다 하여 흥미롭기도 하였지만, 좋아하는 장르라 주저 없이 보았다.

  우선 중세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영화에 황인, 백인, 흑인 등 다양한 인종이 모여 기사단을 이룬 것이 새롭다.

  실제로 국적도 다양하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나라의 국민배우 안성기와 여배우 박시연이 출연하고, 영국의 클라이브 오웬, 미국의 명배우 모건 프리먼, 그 외에도 일본, 이란, 노르웨이 체코, 이스라엘, 뉴질랜드 등 다국적 출연진으로 구성 되고, 한국 무술감독에 일본총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허리우드 영화이다.

  이렇게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배우와 스텝이 모여 주장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바로 어느 나라 어느 인종에게도 중요한 <정의> 인 것 같다.

  왕의 권위를 등에 업고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며, 공개적으로 뇌물을 요구하는 <장관>의 횡포로 고통 받는 힘없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바톡’ 영주와 그의 전설적인 기사단인 <제7기사단>이 나서는 영화의 모든 줄거리가 정의이다.

  제작진은 또 정의는 <실천>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말하려고 하는 듯하다.

  바톡 영주는“오랫동안 정의롭지 못한 정치적인 타협에 나의 몸을 숨겼다.”라고 고백하고 “이제는 부끄러운 짓을 그만 두려고 한다.”며 정의의 실천을 위해 죽음을 자처한다.

  내가 영화를 본 뒤 가장 여운이 남는 명대사가 여기 바톡 영주의 실천에서 나온다.

 “우리가 불의에 대항할 힘이 적어 패하는 것이 예측될 수도 있지만 결코 불의와 싸우는 것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이렇게 준비된 기획과는 달리 ‘뻔한 내용을 별 이벤트 없이 전개’하여 많은 관객을 유치하는 데는 실패하고, 전문가들의 평가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 또한 지금도 왕을 나라 결집의 중심으로 생각하는 일본의 국가관을 벗어나지 못한 듯, 무능하고 지혜롭지도 못한 국왕을 거스러지도, 그럴 생각도 없는 내용 전개는 어쩌면 일본 감독이 가지는 한계로 느껴져 많이 아쉽다. 당연하게 기사들이 자신의 본분을 지켜야 한다는 것으로 결말을 내려주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무난하고 편하게 볼만한 영화이고 재미도 있다.

  블록버스터답게 뛰어난 배경이 주는 영상미와 적지 않은 스케일, 배우들의 명연기가 그렇다. 특히 바톡 성주(모건 프리먼)와 레이든 대장(클라이브 오웬)의 자기희생, 목표를 향한 기사들의 인내와 철저한 계획, 그리고 재7기사단의 희생은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 영화가 가장 크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정의와 더불어 <충성심>인 것 같다.

  극 전반에 깔려 있는 제7기사단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는 충성심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바로 지도자로부터 온다.

  지도자의 정의로움과 정의를 지키기 위한 실천, 그리고 지도자들이 앞장서는 자기희생에서 비롯된 것이다.

  제7기사단 레이든 대장의 말이다.
 “한 가지 부탁이 더 있습니다.
  우리가 혁명에 성공하더라도 황제 폐하께선 우리와 가족들을 죽이려 하실 것입니다.
  그때 나와 부하들은 삶을 구걸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 7부대 기사들이니까요!
  그러나 제가 부탁드립니다.
  제 부하들을 구해 주십시오.
  모든 것을 시작한 제가 처형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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