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半香初
              김정희
萬里靑天雲起來雨 空山無人水流花開
靜坐處茶半香初 妙用時水流花開

다반향초 
               김정희
만리청천운기래우 공산무인수류화개
정좌처다반향초 묘용시수류화개

아득히 푸른 하늘에 구름 일어나더니 비가 내리고
인적 없는 빈산에 물이 흐르고 꽃이 피네
고요한 곳에 앉아 차를 반쯤 마셨으나 향기는 처음과 같고
마음속에 신묘한 작용 일어날 때는 물이 흐르고 꽃이 피네

곽종육 서예가
  김정희(1786~1856) : 다반향초는 조선 후기의 관료 금석학자 서예가인 추사 김정희의 서예작품으로 인해 널리 알려진 시로 김정희의 시로 보는 견해와 북송 때의 관료 화가 서예가 문인인 산곡 황정견(1045~1105)의 시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완성된 시로 게재된 문집이 없어서 누가 지은 시인지 분명하지 않다.
초당의 시기는 시의 내용과 형식면에서 많이 발전하여 근체시가 완성되는 시기로 이후 근체시가 크게 성행하는 바탕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근체시가 성행하는 가운데서도 근체시의 작법을 따르지 않고 형식면에서 자유로운 초당시기 이전의 고체시를 작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또 송나라에 들어와서는 일정한 규칙과 형식을 갖춘 절구와 율시에서 벗어나 각 구의 길이가 자유로운 사가 널리 유행하였다. 따라서 각 구의 길이가 일정하지 않은 다반향초는 어느 시기에 지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단지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소식의 시에 공산무인 수류화개라는 구절이 있고 소식의 문하에서 배운 황정견의 시에 만리청천 운기래우 공산무인 수류화개라는 구절이 있어서 이런 시구를 인용하여 완성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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