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문화 독창성과 정체성 개발 및 현창에 힘써야


발행인 김문규
  경산은 누가 뭐래도 삼한시대 찬란한 압독문화가 꽃피워졌던 고장이고, 신라시대에는 신라 삼국통일의 전초기지가 되었던 고장이다.

  경산문화는 옛 압독인들의 삶과 죽음을 통하여 수많은 문화유산을 남겼고, 또 이 땅을 지켜내기 위하여 신라에 항쟁하였던 압독인, 도천산에 웅거한 왜구를 물리치기 위한 한 장군의 등장과 지역민들의 역할, 1592년 4월, 임란 발발 시 경산, 하양, 자인현을 중심으로 80여명에 달하는 지역 의병들의 창의로, 수천에 달하는 지역민들이 스스로 의병에 봉기하였다는 기록들은 역사적이든, 문화적이든 간과할 수 없는 경산인들 만의 정체성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팔공산 관봉에 자리한 경산팔공산관봉석조여래좌상(일명 갓바위), 한 장군의 활약과 더불어 국가무형문화재로 등제된 자인단오 한 장군놀이는 세계유산에 등제되어도 부족함이 없는 경산의 대표적인 유산이다. 또한 고려 공양왕비 순비 노씨의 고향 경산 옹산골, 그리고 발해국 대조영왕의 후손들이 고려의 유민으로 1592년에 남천면 송백리 정착하여 집성마을을 이루고 있다는 점 등은 경산문화의 위상을 제고하는 소중한 자산이며, 원효·설총·일연의 등장은 경산이 인걸의 고장임을 부정할 수 없는 확실한 인적자원이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듯, 문화는 있데 그 문화를 일구는 사람이 없으면 차라리 없는바 못한 것, 하여 2016년 창간 20년을 맞이하는 경산자치신문은 다음과 같이 당국에 성의 있는 경산문화 현창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지역문화의 원형보존이다. 이를테면 자인단오의 경우, 자인공단조성과 더불어 매몰된 버들지를 원상 복원하는 방안이다. 모든 민속 축제 의례는 영신, 강신, 오신, 유신, 송신행위의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자인단오의 경우 한 장군의 활동 주 무대가 사라짐으로 반쪽 축제라는 지적이 없지 않다.

  둘째, 갓바위 부처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등제는 인류의 문화유산임을 감안 팔공산 일대석조문화와 역사적 사건 등을 총망라한 역사와 설화적 표현이 아우르는 광의적인 조사 연구가 뒤 따라야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신라 삼국통일의 주역인 압량주병과 임란창의에 봉기한 지역의병들에 대한 행장과 업적을 집대성 하는 ‘경산의병항쟁총서’ 발간과 그들 후손들에 대한 예우 등에 세심한 배려와 관심, 그리고 고려 마지막 왕비 순비 노씨 탕강지를 현창하는 조사 연구, 그 밖에 송백리 발해마을에 대한 설화마을 조성 방안 등, 이 모두가 현시점에 우리가 고민하여야 할 과제이다.

  이로써 경산문화가 우리에게 거대한 하나의 숲이라면, 우리는 그 숲속에 살아 숨 쉬는 나무와 그들이 속삭이는 이야기를 청취할 때라 본다. 본지는 관계당국의 보다 성숙한 안목과 경산사랑의 의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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