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자유기고가)
  죽은 사람이 당선되다!

  부산시 금정구 구의원 선거에서 이미 숨진 박 모 씨는 부인의 대리 등록으로 구의원 후보로 등록되었다. 당연하게 이미 숨진 박 후보는 선거운동 한번 할 수 없었고 유권자들에게 얼굴 한번 보여주지 못 했다. 그런데도 시체로 후보 등록된 박 씨가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후보였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묻지마 투표>로 당선되었다.
  뒤늦게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는‘숨진 상태에서 후보로 등록돼 금정구 구의원으로 당선된 박 씨의 당선은 무효’라고 결정했다.
  흔히 영호남에선‘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보다 더한 일이 생긴 것이다.

  친구의 이야기

  서울 친구와 통화 내용 중에 잠시 선거 이야기가 나왔다.
  순간 친구는“대구에서도 선거에 관심을 가져?”라고 한다.
  그러면서“윗사람들이 정해주면 찍으면 되지, 꼭~ 투표권 있는 것처럼 말하지 마라!”고 비아냥 거린다.
  비위가 상하고 화도 나지만 서울 친구의 이야기가 맞는 것 같다.
  대구ㆍ경북 시민이 무슨 투표권이 있나? 시키는 대로 생각 없이 찍으면 되지!
  그래서 대구, 경북 시민의 투표 경향을 보면 총선은 이미 끝났다고 생각된다.
  자신들의 권리를 이양한 시민들이 불쌍하기도 하고 새로움과 희망을 잃은 듯하여 측은하기도 하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올까?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의 말과 같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올까?
  영호남은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권력이 정당의 지도부에 있다.
  선출직 대표들의 공천권이 국민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당의 실권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대구ㆍ경북 시민들은 이미 결정된 사항을 그냥 추인하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간혹 이번에는 아니라고 생각하다가도“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말에 당하고“저쪽(영호남 상대 지역)은 더 하다”는 말에 위안을 받으며 영혼 없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권력을 가질 자신도 의지도 없는 국민들의 행위이다.

  하나씩 희망을 심어 나가는 것이 선거다!

  대전을 포함한 충청도는 각 당과 국회의원의 공약 이행 등을 따지어 선거때마다 많은 의원들을 교체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충청도 국회의원들은 국민이 권력자임을 믿고 국민만 보고 간다. 당연히 충청도는 큰 발전을 이루고 있다.
  영호남의 발전이 침체된 것도 국민들의 염원을 묻고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보다 권력자, 공천권자의 눈치 보는 것이 더 중요하게 되어버린 데서 연유하는 것이다.
  시민을 위한 지난한 노력보다 공천권자 한 명에게 집중하여 맹종하는 것이 더 확실한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주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호남에서 새누리당 친박 이정현 후보가 당선이 되었고 이번 총선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부산ㆍ경남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상당히 불고 있다. 전라도는 이미 맹주가 없어지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로지 대구ㆍ경북만 변화의 조짐이 없고, 있다면 김부겸 전 의원이 선전하고 있는 정도이다.
  이번 선거에는 영호남에서 희망을 심어야 한다. 일당 시대를 끝내고 시민이 주인이 되고 시민이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희망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시의원님들, 시민을 보십시오!

  서울 친구의 말대로 경산의 국회의원 선거는 이미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그런데도 후보등록기간 전부터 경산시의원들이 대로 사거리를 중심으로 국회의원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구태여 따진다면 합법적인 선거운동으로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박빙도 아닌 이미 결판난 선거에 시의원들이 길거리에서 몇 시간씩 피켓을 들고 있다는 것이 안쓰럽게 보여서 하는 말이다.
  진정 선거를 도우고 시민을 중심에 두려면, 이 기회에 자신들의 지역구를 구석구석 누비며 민원을 철저히 듣고, 공약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경산시를 대표하는 시의원들에게 시민은 없고 공천권 자만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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