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진 구
(자유기고가)
  육사 교훈에 왜 신(信)은 없는가?

  육사 교훈은 智·仁·勇이다.
 
  분명 손자병법을 만든 손자가 강조하는 장수의 5대 덕목인‘智·信·仁·勇·嚴’에서 따온 것이라 생각된다.
  손자가 주장하는 장수의 5대 덕목은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순위를 따지기도 어렵다. 그러나 다섯 가지 중 가장 중요한 신(信)이 육사 교훈에 빠진 것은 못내 아쉽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자공이 스승 공자에게 물었다.
 “식량, 군대, 백성의 믿음 이 세 가지 중 어쩔 수 없이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합니까?”
  공자는 머뭇거림 없이 ‘군대’를 포기해야 한다고 했다.
  자공이 다시 나머지 두 가지 가운데 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묻자 공자는 식량을 포기해야 한다며, “예로부터 사람은 다 죽음을 피할 수 없지만, 백성의 믿음이 없이는 나라가 서지 못한다(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고 대답했다.
나라의 녹을 먹으며 나랏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국민들의 믿음을 얻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나라를 지키는 최일선에 있는 군대, 이들이 국민의 믿음을 잃는다면 지혜, 인, 용맹, 엄격함도 공허하고 나라의 존립도 위태로운 것이다.

  신(信)을 버리는 군

  46명의 젊디젊은 청춘들이 천안함에서 희생되는 날, 그것이 천인공노할 북한의 어뢰 공격이었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는 날, 나는 최소한 몇 명의 직계 상관들이 할복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책임을 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경계에 실패한 모든 지휘관들이 감옥 가는 일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군 수뇌부는 천안함 지휘계통 지휘관들을 책임지게 하는 것은 고사하고 얼마 후 대부분 진급시켰다고 하니 군 지휘부는 천안함 희생 용사들을 무슨 얼굴로 볼 것인가?
  군 지휘부의 일치단결된 모습은 전시작전권 문제에서 가장 확실하게 나타난다.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권을 돌려받아 전쟁 시 모든 결정을 우리군이 행사하는 문제에 대해 역대 국방장관 출신, 역대 참모총장들은 일관되게 반대한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에서, 우리나라 영토와 국민을 지키는 전쟁에서 우리나라 군 지휘부가 작전 지휘권을 가지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이를 거부하고 2012년으로 결정된 전시작전권 환수를 우리군 스스로 2015년으로 미루더니 또다시 2020년 중반으로 연기시켰다.
  목숨 바쳐 국민과 나라를 지켜야 하는 국군 지휘부가, 떠나면 그만인 외국 군대에 전시작전권을 스스로 넘기고 강한 외국군 뒤에 숨겠다는 자세는 이미 군인으로서의 기상이 끝난 것이다.
  2015년 방위사업 비리 정부합동수사단 중간발표가 있었다. 육, 해, 공군 구분 없고, 전, 현직 구분 없이, 참모총장에서부터 장성, 영관급 구분 없이 비리가 있었다고 한다.
  방탄복부터 잠수함까지 총체적으로 방산비리가 있었다고 한다.
  금액도 불과 7개월 조사기간 밝힌 것만 무려 9809억 원이란다.

  사드의 불신은 군에 대한 불신

  국방을 튼튼히 하기 위한 신무기인 사드 배치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어찌 보면 군의 결정에 따라야 하는 지극히 당연한 사안에 대해 국민들이 찬반을 논하고, 우리를 지키는 무기지만 내가 사는 곳에는 올수 없다는 님비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
한마디로 군에 대한 엄청난 불신이다.
  <경계와 작전에 실패>해도 책임지지 않고, <우리나라 지키는 일을 외국군에 의존>하는 군, 그러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비리도 저지르는 군>에 대한 불신의 집약이 사드에 대한 불신이다.
  그들의 결정이 과연 국익을 위한 것일까?
  그들이 행한 결정 조건에 국민의 안위는 있을까?
  그들의 결정이 미국을 위한 것은 아닐까?
  정말 안전하기는 한 것일까? 라는 의문이 계속 생기게 되는 것이다.

  성주군민 설득 방법

  개인적으로는 사드 배치의 득실에서 득보다 실이 너무 커서 반대하지만 성주에 사드 배치는 발표되었고, 국방부는 주민 설득 작업에 나선 것 같다.
  그래서 국방부가 주민을 설득하기 가장 좋은 방법을 제시한다. 
  <사드를 운용하는 기술자들과 미군, 사드와 관련된 미군과 한국군의 최고위직, 상주 인근 군부대의 군 최고위직의 집무실과 관사를 사드와 민가 사이에 지어 생활하겠다는 확약을 하는 것이다.>
  특수 처리된 건물이 아니라 상주 군민들의 집과 똑같은 평범한 건물을 사드 가장 가까이 지어, 사드를 가장 잘 알고 사드 도입을 주장한 군 관련 최고위층의 집무실과 관사로 사용하는 방법은 군이 군민들에게 신뢰를 주고 군민을 설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고대 이래 수많은 외침을 받아온 우리 민족은 지도자가 진심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칠 때 백성들이 함께하여 나라를 지켰고, 지도자들이 자신의 안위만 생각할 때는 많은 고통을 받았다.
  구한말과 비슷한 환경이라고 말하는 오늘, 정부와 정치인, 군인들이 백성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한다면 그들은 물론 나라 전체가 큰 위기가 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진심으로 국민들에게 믿음 주는 위정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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