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2021-02-02     소우주 정석현
정 석 현

  독거노인
            소우주 정석현

  엄동설한
  성긴 잎사귀로 추위에 떨며
  담벼락에 기대선
  마음이 가난한 노목
  세월은
  산아제한에서 출산 장려시대
  부모공양시대에서 홀대시대로 바뀌어
  삶의 욕구 그 뿌리 발 뻗을 수 없으니
  스스로를 구할 수 없어
  상실을 동반한
  추위와 어둠 스멀거리는 마음
  똘똘 말아 베고
  소탈한 햇볕 이불 삼아
  가난한 잠에 빠져있는데
  누더기 삶 속에
  일주일에 한 번씩
  수혜의 따뜻한 손길 찾아와
  구석구석 묵은 때 벗겨주며
  전해주는 다정한 목소리
  인간 존엄을 상실한
  정신장애 치료를 받고나면
  나무는 비로소 잠에서 깨어난다
  아-
  삶에도 사계절이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