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바람의 둥지 

2022-01-26     김미경
김  미  경

  바람의 둥지 
  - 달성습지 -

             김미경


  낮달을 띄워놓고
  그렇게 갈 일이다

  어스러기 슬몃 열어 
  주머니도 게워놓고 

  늑골에 대소쿠리 하나 
  걸머메고 갈 일이다

  찬연한 햇살이 
  따라와도 좋겠다

  등짝 치는 장대비 
  떠밀려도 좋겠다

  따오기 깡마른 발목 
  적셔주는 그곳은

  안개비 눈 가리면
  왕버들 주장짚고

  늪 빠진 헛발일랑 
  갈대로 짚신 삼아

  둘레길 낮달 붉도록  
  그렇게 갈 일이다

  - 전국시조공모전 장원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