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자유기고가)
이진구(자유기고가)

  귀족의 타락한 욕망

  로마의 귀족들은 짐승의 깃털을 가지고 다녔다.
  오전 내내 잠을 잔 귀족은 오후나 되어서야 일과를 시작한다.
  일과는 파티와 함께 시작되며, 여기서 그들은 짐승같이 먹어대다 음식이 목까지 차오르면 바로 이 깃털로 목구멍을 건드려 먹은 음식을 토한다. 그리고는 또 다른 파티장에 가서 로마의 평민들은 구경도 못한 진귀한 음식을 짐승같이 먹어댄다.
  사도 바울은 말한다.
  "그들의 신은 배다. 배를 채우는 것이 목적이다. 그것은 한없이 부끄러운 영광이다."
  이러한 일은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1990년대 초중반 벤처 열풍이 일어날 때 벤처 기업인들의 일상적인 모임 장소는 룸살롱이었다. 특히 회사마다 있는 술상무는 이 살롱 저 살롱을 돌며 영업이라는 핑계로 음식과 여자와 술을 취하고 자리의 흥을 돋우었다.
 
이들도 술에는 한계가 있어 이빨에 실을 달고 다녔다.
  1차로 마신 술을 이빨에 달린 실을 당겨 토해내고 다시 2차로 술을 마셨다. 물론 토해낸 술은 서민들은 마시기 힘든, 당시 가격으로도 한 병에 50만 원이 넘는 고급 양주였다.
  인간이 악마보다 더 악마가 될 수 있을 만큼 얼마나 욕심이 많은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이다.

  경산시민 스스로 줄인 임대료
 
경산 사동 부영 6차 임대 아파트의 임대료는 법이 허용하는 최대 5%씩 어김없이 올랐다.
  토지주택공사의 임대료 상승이 2.5%를 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데, 이렇게 되면 해가 갈수록 차이는 점점 크게 벌어진다.
  정권이 바뀌자 상황이 변했다.
  입주민은 적정인상을 요구하며 집단 항의를 했고, 여당인 경산시 더불어민주당도 적극 동참하여 인상률을 2%로 크게 낮추는데 합의했다.
  공공임대주택의 관리에는 시민의 감시, 항의와 정부의 관여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사명감도 매우 중요하다.
  임대 아파트 건설로 우리나라 건설업계 12위까지 오른 ㈜부영주택의 오너가 로마의 귀족이나 1990년대 벤처 기업가들 같이 끝없는 탐욕으로 차 있다는 것에 화가 나고, 세금으로 마련한 공공임대자금을 기반으로 성공한 부영이 이런 행위를 한다는 것에 더욱 화가 난다.
  특히 이중근 회장의 서민 이용하기는 전형적인 나쁜 기업의 행태이다.

  2017년 7월 28일 부영 이중근 회장은 제17대 대한노인회 회장으로 당선되었다.

  부영 이중근 회장은 불법 비자금 조성과 공금횡령 등으로 구속되었으나, 횡령금액 등 270억을 반환하겠다고 약속하며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그러나 이 약속은 지키지 않았고, 이후에도 부인 명의 페이퍼컴퍼니를 계열사 거래 과정에 끼워 넣은 뒤 100억 원대 ‘통행세’를 챙겨 이를 비자금 조성하고 국외 법인을 통해 재산을 빼돌리는 등 재계 순위 16위인 부영그룹은 ‘건설업계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최근에는 임대주택을 분양으로 전환할 때 이윤을 남길 수 없도록 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을 부영이 어기고 1조 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의혹도 수사 중이다.
  수많은 비리로 논란의 중심에 선 부영 회장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서민을 이용하는 듯하다.
  대한노인회 선거에 출마하여 제17대 대한 노인회 회장으로 당선되었으며, 당선 후 공약을 이행한다며 시군구 지회장 245명과 시도연합회장 16명 등 261명에게 직무활동비로 1인 100만 원씩 총 2억 6,100만 원을 사비로 지원했다.
  또한, 비좁은 대한노인회 사무실 문제 해결과 업무처리의 효율성을 위해 대한노인회 사무실을 부영 태평 빌딩으로 이전했다.
  노인 700만 명 중 300만 명이 가입해있다는 노인회를 자신의 비리 방패막이로 활용하기 위해 수사 대상 수 조원의 극히 일부인 2~3억을 뿌렸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건강한 기업은 시민의 감시에서 나온다.
 
기업이 정당하게 이윤을 취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며, 기업이 일자리 등 사회에 공헌하는 바도 크다. 그러나 로마의 귀족이나 90년대 벤처 기업가들 같이 개인의 탐욕으로 기업을 운영한다면 깨어있는 시민의 징계를 받을 것이다.
  사회가 국민의 세금으로 기업을 지원하고 편익을 제공하는 것은 정의롭게 이익을 취하라는 명령이 이미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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