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다림질
박소연
솟구치는 생채기 억누르며
눈밭에선 태연한 듯
문고리에 애원 잦은 바람
움츠러드는 한기에
삼일을 울부짖고
나흘은 풀 죽어 얌전 하다
생명에 옻칠하는 계절에는
가치를 알지 못하여
속 쓰릴 법
문고리에 깃들어 살지라도
견뎌내다보면
꽃피는 봄이 오리라
몇 번의 옻칠과 기다림의 반복
견뎌내야 한다.
언덕의 빙판이 녹고
화단에 새순이 돋아나면
그도 원망을 접고 꽃이 되리니
그때는 사납던 혹한의 생채기
판판하게 아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