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 돌리는 문화 없어진다. - 문화는 시대 상황이 만든다.

  내 기억에 10~15년 전 술자리 풍경은‘술잔 돌리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던 것이 위염, 위계양, 위암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 A형 간염을 중심으로 B,C형 간염의 감염, 독감, 결핵 등 감염으로 인하여 술잔 돌리기는 급속히 줄어들었다.

  메르스는 최소한 아직 남아있는‘술잔 돌리는 술자리 문화’는 거의 없앨 것 같다.

  혈맹을 맺고, 우의를 다지고, 조직의 결속을 다짐하는 등 술잔 돌리기가 반드시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에 따르는 폐해가 더 크기 때문에 술잔 돌리기 문화는 이번에 확실하게 사라질 것 같다.

  문화는 환경을 철저히 반영하면서 정착되는 삶의 방식이다. 지리적인 문제, 경제적인 문제, 인간관계의 문제 등이 환경으로 작용한다. 이번에는 ‘병균의 전염’이라는 환경이 술잔 돌리기를 없애고, 그것을 정착 시킬 것 같다.

  삼성이면 다 된다.

  우리나라에서 삼성은 왠만하면 법적으로 지지 않는다. 법조계 최고위층 상당수가 퇴직 후 삼성으로 가기 때문이다.

  삼성은 왠만하면 행정제재를 받지 않는다. 장.차관 등 고위관료 출신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에 영향을 끼치고, 정부의 직간접적인 재정지원을 많이 받는다. 경제 관료 상당수가 퇴직 후 삼성으로 가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삼성은 자체로 공화국이고 특권의식은 대단하다. 삼성의 채용시험은 고시로 불린지 오래고, 삼성을 싫어하는 사람들조차 자녀들은 삼성에 입사하기를 기대하는 정도가 되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삼성을 몰라본다.

  이런 특권의식이 바탕이 되어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를 가볍게 보고, 정부의 대책이나 요구를 대소롭지 않게 받아 넘긴 것 같다.

  매일신문의 권동순 기자는 메르스 확산에 비상이 걸린 6월 1일 삼성서울병원에 수술 실밥을 뽑으려고 갔는데, 메르스 감염에 대한 안내문 하나 없었다고 한다.

  특히, 메르스 확산병원으로 지정되고 부분 폐쇄가 되면서까지도, 단순 방문도 아닌 진료환자인 기자에게 전화나 문자안내로 상태 확인 정도도 없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메르스 청정지역 대구와 경북의 확진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다녀왔고, 병원으로부터 아무런 주의사항도 듣지 않았으니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시도민의 불안을 증폭시킨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 보인다.

  정부도 삼성을 두려워 한 것 같다. 그래서 발표도 늦춘 것 같다고 하고, 병원폐쇄도 뒤늦게 일부만 시키고, 정부 대책반의 파견도 국민과 언론의 지탄을 받고 난 뒤에나 실행했다. 한마디로 국가방역망에서 삼성서울병원은 열외 되었다고 한다.

  삼성이면 다 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

  그렇지만 메르스는 삼성을 몰라봤다. 메르스는 삼성의 기업 규모와 인적 구성에 전혀 기죽거나 자멸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라 전체 2차 감염의 절반 이상을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하도록 만들어 버렸다. 지방으로의 확산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기회가 삼성과 삼성을 바라보는 정부, 국민의 시각이 달라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삼성과 중소기업이 똑같이 존중 받으며, 삼성직원과 일용노동자가 똑같이 대우받는 정의로운 기업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삼성을 포함한 재벌과 대기업은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을 이루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기업의 특혜나 특권은 물론 사원 개개인이 느끼는 잘못된 우월 의식도 더더욱 없어져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는바 특혜와 특권은 없어져야 한다.

  메르스는 삼성을 몰라보고, 앞으로도 삼성을 몰라보는 외국기업이나 세균 등은 더 자주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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