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대구시민이 부자 삼성 도와주는 꼴)


  애초 삼성은 큰돈을 들여 삼성라이온스 야구단의 전용구장을 도쿄돔 같은 돔구장으로 만들 것처럼 말했다. 몇 년간 삼성라이온스의 팬들은 돔구장에 현혹되어 삼성의 통 큰 계획을 칭찬하고, 세계최고의 돔구장에서 벌어질 삼성라이온스의 경기를 그리곤 했다.

  이것이 축소 수정 되어 경산 옆 수성구 대공원역과 접하여 ‘대구 삼성라이온스 파크’를 건설하기로 했고, 그때만 해도 삼성은 건설비용의 상당한 부분을 부담 할 것처럼 말했다. 그러나 완공예정일을 6개월여 앞둔 지금, 삼성은 오히려 자신들의 홈구장 건설에서 큰 이익을 취하게 되었다.

  매일신문의 기사에 의하면, 야구장의 총 건설비용 1,666억 중 대구시가 956억, 삼성이 500억, 국비지원 210으로 건설 중이다. 그런데 ‘대구 삼성라이온스 파크’는 재정자립도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가난한 대구시가 956억을 부담해야하고, 500억원을 부담하는 삼성은 사용권 25년 중 10년 내에만 부담한 500억은 물론 엄청난 이익을 챙기게 되었다.

  삼성그룹 측 발주처인 제일기획은 이달 8월 7일 대구의 광고대행사인 ‘아이에스제이커뮤니케이션’과 새 야구장의 광고판매대행 계약을 체결했는데, 연간 50여억원을 써내 낙찰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가 2013년 2월 삼성과 체결한 ‘대구 야구장 사용 및 수익허가 계약’에서 야구장 운영과 관련한 총괄 운영권을 25년간 보장해준 내용에 의해 체결된 야구장 광고대행만으로도 삼성은 10년 만에 투자한 500억원을 모두 찾아간다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관중과 프리미엄 좌석 증가에 따른 입장료 수입, 야구장 내 상업시설 임대료, 주차장 운영 수익 등은 추가로 삼성이 가져가는 몫이다. 이 문제로 대구시는 특혜와 무능의 논란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면 시민들로부터 무능하다는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며, 알고도 이러한 계약을 했다면 당연히 특혜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조선시대 대상으로 뛰어난 상술을 가지고 있으나 장사꾼의 도리를 철저히 지키는 것은 물론 가난한 사람들과 나라에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 가포(稼圃) 임상옥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상도’에는 도둑들이 지켜야 할 덕목(?)을 정리한 ‘도둑의 5계’가 나온다.

  첫째, 들어가 보지 않아도 남의 집 재물의 소재를 아는 것을 聖이라 한다. 
  둘째, 도둑질을 할 때 남보다 먼저 들어가는 것은 勇이다.
  셋째, 도둑질을 하고 가장 나중에 나오는 것을 義라 한다.
  넷째, 도둑질을 할지, 여부를 잘 판단해야하니 이를 知라 한다.
  다섯째, 훔친 재물을 동료들과 공평하게 나누는 것을 仁이라 한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도둑들에게 지켜야할 계율이라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그러나 듣고 보면 과연 타당한 이야기 인 것 같고, 도둑질에도 도둑들 사이에 지킬 예의가 있는 모양이다.

  대구의 삼성사랑은 유별나다.

  세계초인류기업 삼성의 모태가 1938년 대구 중구에 세워진 ‘삼성상회’라는 사실과 삼성라이온스 연고가 대구·경북이라는 이유로 대구시민은 삼성이 대구 기업인 듯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보면 창업주 고 이병철회장의 고향은 경남 의령이고, 이건희 회장의 고향 역시 의령이며, 오히려 경남 진주시와 연관이 많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구에 삼성공장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대구시민의 삼성사랑에 대해 삼성의 화답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삼성은 이름조차 ‘대구 삼성라이온스 파크’인 자신들의 홈구장 건설에 상술을 발휘하여 큰 수익을 취하고 부담은 대구시민이 하도록 했다.

  대구시 공무원들과 삼성임원들이 경제적 문제, 특히 수익에 대해 전망하고 계약한다면 대구시는 당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최고 기업의 수익에 대한 분석을 공무원이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삼성은 최소한의 상도를 지켜야 한다.

 ‘내 집 지어주는 고마운 사람 쌀뒤주 뒤져 양식 뺏어오는 짓’은 하지 않아야 한다.
삼성 스스로 이 문제를 일류기업답게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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