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주임 손상헌
  요즘 미국은 대통령선거 마라톤이 한창이다. 미국의 대통령선거 경선레이스 소식을 뉴스로 접하며 종종 언급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정치자금이다. 미국 선거에서는 정치후원금을 얼마나 모금하는지에 따라 선거의 승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치자금이 선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정치후원금을 통한 시민의 정치적 참여가 활발하다. 최근 대선 경선에서 서민정치를 내세우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니 샌더스의 저력도 다수의 소액기부자들에 있다. 그에게 정치후원금을 기부한 40만명 중 99%가 250달러(약 30만원) 이하의 소액기부자들이라고 한다. 이처럼 미국 유권자는 자신이 지지하는 특정 후보를 위해 정치자금을 지원하고 자신의 정치적 의사표시를 통해 선거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미국의 유권자들이 정치후원금이라는 수단을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정치활동의 장을 마련해주고 지지하며 소신껏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주인의 역할을 다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세대를 불문하고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으로 스스로 주인역할을 포기하고 있는 듯하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소액(1만원 이상)다수의 깨끗한 정치후원금 기부 활성화를 통해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정을 방지하고자 국민들의 자발적인 정치후원금 기부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국민들은 정치후원금에 대한 이해와 참여가 적은 편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에는 일반 시민들이 손쉽게 정치후원금을 기부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특정 정치인을 후원하고자 하는 경우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치인의 후원회에 직접 후원하는 후원금과,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하여 각 정당에 배분하는 정치후원금이 있다. 정치후원금 기부는 신용카드, 신용카드포인트, 실시간 계좌이체, 휴대폰 결제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할 수 있으며, 정치후원금을 기부한 사람은 최고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 1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비율에 따라 세액공제(10만원 초과금액은 15%, 3천만원 초과금액은 25%에 해당하는 금액)를 받을 수 있다.

  민주주의의 가치는 참여에서 비롯된다. 국민들이 자발적인 정치후원금을 통해 정치에 더 관심을 가지고 소액다수의 깨끗한 정치자금 기부문화를 실현한다면 우리 정치는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노력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에게는 정치후원금을 통해 격려와 성원을 보내줌으로써 우리의 정치문화는 더 성숙해 질 수 있다. 깨끗한 정치후원금이 깨끗한 정치,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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