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자유기고가)
  KBS 라디오 뉴스에 유쾌하지 않은 경산소식이 나왔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정신장애인 지역사회 전환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는 시설 2곳에 대해 경산시의회가‘예산지원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예산을 전액 또는 대부분 삭감했다는 뉴스이다. 2014년까지 정부 교부금인 분권 교부세는 지자체에 배분해 복지에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었다. 지자체는 이를 통해 보조금을 지원했는데 지난해부터는 정부 교부금 대신 지방비로 지원체계가 바뀌면서 시의회의 예산 심사를 통해 보조금 지원이 결정되면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시와 의회는 해명한다.

  그러나 장애인단체들이 분노하고 저항했고, 그러자 시청과 시의회는 달라졌다.

  장애인 단체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 · 우리복지시민연합이 국회의원 사무실과 시청 앞에서 시위를 계획하자 집회 신고일 전에 시청과장과 시의회 의원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보조금을 모두 지급 하겠다”고 약속하며 시위를 취소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예산지원의 근거를 마련했다’는 뜻인데, 아직 그러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 시청과 시의회의 답변이고 보면 정당한 문제제기와 집회, 시위의 위력에 ‘먼저 답부터 하여 시위부터 막고 보자’는 뜻인 것 같다.
분노하고 저항한 장애인단체와 시민들의 성과이다.

  재스민 혁명이라 불리며 2010년 12월 18일 튀니지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를 시작으로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등 아랍 세계로 번진 민주화 운동을 <아랍의 봄>이라 부른다.
아랍의 봄은 튀니지의 벤 알리 대통령 24년(1987∼2011), 이집트의 무하마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30년(1981∼2011), 예멘의 압둘라 살레 33년(1978∼2011),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42년(1969∼2011) 등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랜 기간 철권통치를 펼쳐온 독재자들을 하야시키는 계기가 됐다.

  미국 외교관들의 기록에 따르면 독재자나 전제군주에 복종하고, 인권 침해, 정부의 부패, 경제 침체, 실직, 극심한 기근 등에도 숨죽여 있던 아랍의 국민들이 노점상 한 명으로부터 시작된 시위를 통해 분노하고 저항하여 아랍의 민주화의 봄을 이룬 것이라고 한다.

  월 가를 점거하라!
  2011년 미국 뉴욕 주 뉴욕 월 가에서 시작되어 세계적으로 일어난 저항 시위의 통칭이다. 미국의 경제수도 뉴욕의 경제중심거리 월 스트리트에서 일어난 이 시위는 보스턴, 워싱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등 다른 대도시로 번졌다.
이후 저항과 시위는 미국을 넘어서서 세계 각지로 확산되어, 우리나라의 증권거래소 앞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의 상위 1%가 미국 전체 부(富)의 50%를 장악하고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방값 걱정, 끼니 걱정을 하지 않게 해 달라"
  "우리는 미국의 최고 부자 1%에 저항하는 99% 미국인의 입장을 대변 한다"
며 미국을 경제위기에 빠뜨리고서도 수백만 달러의 퇴직금을 챙겨 떠나는 월가 최고경영자들에게 분노하였다.

  이 총파업은 노동조합을 통해 작업장이나 지역 단위로 조직된 노동자가 아니라 사회가 즉, 불안정노동자들이 먼저 선언한 이후에 노동조합의 참여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특이한데, 불안전노동자 개개인들의 생존이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이다. 흩어진 노동자 한명 한명의 분노와 저항이 세계 자본주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반성과 토론을 이끌어 내었다.

  역사는 깨어있는 사람들의 분노와 저항 덕분에 조금씩 조금씩 민주화의 바른길로 나아간다. 우리나라는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함께 이룬 나라로 세계가 인정한다. 경제발전도 그러하지만 민주화는 목숨 건 선각자들의 분노와 저항으로 이루어 진 것이어서 더욱 대단하게 생각한다. 만약 우리의 부모와 선배들이 조심하고, 두려워하고, 비굴하고, 아부하였다면 민주화와 경제발전 이 두 가지가 이루어졌을까?

  국민들의 권리는 빼앗기고 열매는 소수가 독점하며, 독재 하에서 어려운 경제를 꾸려가고 있을 것이다.

  스테판 에셀은 그의 책에서 말했다.
  "내가 나치즘에 분노했듯이 잘못된 것에 분노하고 저항하라! 저항이야 말로 진정한 창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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