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병 견(숲 해설가)
  봄철에 우리주변의 나무가 잘 자랄 수 있게 관리를 잘 하고 있는지, 눈여겨봅시다.

  개나리 진달래 영산홍 장미 등, 꽃이 지고 난후에 바로 여름전정으로 전체 모양을 위하여 키우고 싶은 나무는 계획에 맞게 전정하여야 하며, 꽃을 충분히 감상을 하고 전정을 하면 가을 까지 내년에 필 꽃눈을 충분히 자라게 합니다. 나무는 나무가 자라는 개성에 맞게 자랄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이는 곧 어머니가 자식을 키우는 정성과도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우리주변의 나무는 키 큰 나무와 키 작은 나무로 구분 할 수 있는데, 키 작은 나무가 키 큰 나무의 세력에 눌려 잘 자라지 못하고, 너무 밀식되어 서로간의 간섭이 심하여 나무가 본성대로 자라지 못하는 경우를 허다히 보게 됩니다. 키 작은 나무는 대부분 고가(高價)이고 귀한 나무인데도 우리의 무관심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자라기가 일쑤입니다.

 
  식물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충분한 햇빛과 적당한 습도, 그리고 나무와 나무가 서로 다투지 않고 자랄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여야 합니다. 또한 수간(樹幹)의 형태에 따라 침엽수(針葉樹)와 활엽수(闊葉樹)로 구분되는데, 가지치기를 할 때는 침엽수종은 지융부에 신경을 써야하며, 길지 않게 수간에 나란히 붙여 전정하여야 하며, 잘라진 부위는 송진이 있어 썩지 않고 몇 년이 지나면 수피가 잘 아물게 됨으로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로 하지 않지만, 활엽수의 경우는 잘라진 가지가 가끔씩 썩어 가는 모습이 나타남으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한 예로 꼭 필요한 전정(剪定)의 경우에도 벚나무 가로수의 경우와 같이 목질이 연한나무는 굵은 가지를 자르지 않아야 하며, 주변의 환경으로 어쩔 수 없이 잘라야 할 경우에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지융부(brach collar), 즉 나무의 가지 깃에 따라 정확하고 깨끗하게 잘라야만 나무의 잘라진 상처부위가 빨리 아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너무 가까이 자르게 되면 지웅부가 잘려 아물지 못하고, 너무 간격을 두어 자르면 죽은 가지가 아물고 있는 가운데 끼게 됨으로 미처 아물지 못하는 동안 썩어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니 전정 시에는 1차적으로 가지를 조금 멀리 자르도록 하여 가지의 무게를 줄인 다음, 2차로 지융부에 정확히 전정(剪定)하여 가지 무게로 인하여 찢어져 지융부가 상하는 경우를 피하여야 합니다. 또한 처음 나무를 골라 심을 때는 지하고(枝下高) 즉, 땅에서 첫 가지까지의 거리가 충분하도록 하고, 처음부터 큰 가지를 자르는 경우가 없는 나무를 골라 심는 지혜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는 새로 심는 나무보다 이미 심겨져 있는 나무에 대한 애정과 배려에도 인색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비근한 예로, 대구광역시 앞산 순환도로에 대구 특산품인 이팝나무를 가로수로 심어 놓았는데, 송현동 쪽으로 가보면 앞산의 아카시가 도로변에 너무 커서 이팝나무가 크지를 못하고 쓰러지듯이 자라는 모습을 흔히들 보게 됩니다. 또한 해안가에서는 도로에 접한 횟집의 수조에 집수된 바닷물을 아무렇게나 길가로 방류하여 주변의 가로수가 염분에 절려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고, 또한 운전자의 실수로 가로수가 훼손되고 있는 현장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우리는 나무를 통해 소중한 생명줄인 산소를 얻고, 꽃의 아름다움에서 즐거움과 행복함을 만끽하고 있지만, 자칫 우리는 그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나무에 대한 올바른 전정방법도 우리가 나무에 대한 작은 배려이며, 우리가 배려한 작은 나무는 자라서 우리들에게 소중한 자산을 안겨 준다는 것을 한번쯤 되짚어 보면서 싱그러운 여름을 맞는 것도 우리의 삶의 지혜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융부(brach collar) : 지융(지피융기), 가지깃, 가지밑살 이라고도 한다, 나무에서 가지가 주간에 연결되어 부풀어 오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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