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有十畝田 
               王梵志

吾有十畝田 種在南山坡
靑松四五樹 綠豆兩三窠
熱中池中浴 涼便岸山歌
遨遊自取足 誰能奈我何
 

오유십묘전
               왕범지

오유십묘전 종재남산파
청송사오수 녹두양삼과
열중지중욕 양편안산가
오유자취족 수능내아하

나에게는 열 이랑의 밭이 있어서
남쪽 산언덕에 씨를 뿌려두었네
푸른 소나무가 너 다섯 그루 있고
녹두도 두세 자리 있다
더위 중에는 못 속에서 목욕하고
서늘하면 높은 산에 올라 편하게 노래한다
즐겁게 놀며 스스로 만족함을 찾으니
누가 나에게 무엇을 어찌하겠는가?

  묘: 이랑. 면적의 단위로 육 척 사방을 일보라 하고 240보를 일 묘라 한다. 

서예가 곽종육
  왕범지(590?~660?): 당나라 초기의 백화시인 또는 승려시인으로 원명은 범천梵天이며 위주 여양衛州 黎陽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생애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계원총담 태평광기 등에서 인용된 내용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의 시는 당나라 송나라 때 유행하였으나 그 뒤로 잘 전해지지 않다가 청나라 말기에 돈황 막고굴에서 출토된 문서 속에서 그의 시가 발견되어 호적의 백화문학사를 통하여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시는 아무런 구속도 없고 여유롭고 소박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의 시는 한산과 습득에게 영향을 주어 이런 유의 시가 많이 나오게 되었다. 시는 제목이 없어 첫 구절을 제목으로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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