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가 이진구
  경산자치신문 사장님으로부터 “이번에는 경북재활병원 문제에 대해서 글을 준비해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그런 병원을 유치하면 좋은 일인데 문제가 생겼나요?”라고 대답했다.

  지역 역사학계가 강력히 반대하며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고 한다. 뭔가 일이 틀어져있는 것 같다.

  며칠 짬 나는 데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지역의 여론을 들었다. 인터넷에 올라온 적지 않은 글이나 지역 여론을 들어본 결론부터 말하면 “국책사업 유치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위치 선정의 문제는 잘못이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나의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고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해당 선정지는 확장성이 없다.
  경북재활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경산시가 들인 비용은 적게는 67.5억, 많게는 30억이 더 들어갈 수도 있다. 67.5억은 국책사업인 경북재활병원에 경산시가 분담해야 하는 금액이고 추가 지출이 예상되는 것은 3년간 병원의 적자를 경산시가 보전해준다는 다소 황당한 계약 조건 때문이다.
  경산시가 이런 큰돈을 들여 유치한 경북재활병원이 지방 중소병원 규모 중에서도 소규모인 150병상 정도에 그친다면 유치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 경산시는 분명 경북재활병원이 150병상에서 시작하여 확장될 것이라는 기대에서 유치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 위치는 확장이 매우 어렵다. 우선 확장을 위한 부지 매입은 원룸과 문화재, 공원으로 둘러싸인 여건으로 인해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지금도 교통영향평가 통과 여부를 걱정할 정도인데 확장을 전제로 한다면 교통문제는 심각한 제약이 될 것이다.

  둘째, 임당고분에 대한 가치의 저평가이다.
  개인적으로는 현 정부의 많은 정책에 불만이지만, <문화융성>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 이유는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역사적으로 증명된 선진국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통한 문화가 있는 삶’의 실천을 위해 각 지자체는 새로운 문화 발굴에도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우리 지역에서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문화유산마저 개발하지 못하고 오히려 150병동 정도의 작은 규모의 병원에 좋은 자리까지 내어주려 하는 것이다.
  임당고분 지역은 국보급을 포함하여 무려 5천여 점을 훨씬 넘는 유물이 발굴된 곳으로, 우리나라 성읍국가 성립 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 유적지이다.
  성읍국가란 고구려, 백제, 신라같이 국가 형태를 갖추기 직전의 국가형태로 이미 국가가 갖추어야 할 많은 요소를 완비한 국가 형태의 집단이다.
  우리 지역이 그 성읍국가의 중심이고, 임당은 그것을 증명하는 유적지인 것이다.
타 지역과 비교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나 개인적인 생각은 고령이나 함안 등지의 고분군보다는 그 역사적 가치나 유물의 종류가 월등히 우월하다. 그럼에도 타 지역은 고분을 테마로 한 축제까지 개최하며 문화재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데 임당고분군은 관광안내도 정도에 실려 있을 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문제의 부지는 임당고분군과 관련된 시설이 들어서는 것이 적합하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경산시가 유일하게 입지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이 ‘지하철과의 거리가 600m로 근접성이 좋다’는 것인데, 궁색한 변명 같다.
  전국적으로 봐도 지하철 접근성이 병원 수익과 연관성은 크지 않고, 우리 지역 중앙병원, 세명병원, 삼성병원 등도 지하철과 수 km 떨어지고 중심도로와도 수 km 떨어져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더구나 재활병원의 특성상 환자가 지하철보다는 승용차 이용이 많을 것이라는 것은 짐작으로도 가능하다. 오히려 재활병원은 도심 보다는 자연환경이 중요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근거가 빈약한 지하철과의 거리보다는 차후 확장성과 우리 지역 우수한 문화재의 보전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경산시청과 시의회에 간곡히 부탁한다.

  "공무원(시의원)이 바쁘고 힘들면 시민이 편하고, 공무원이 편하고 시간이 많으면 시민이 불편합디다 시청의 많은 업무를 대행하는 후배의 말이다. 옳은 말이다.

  이번 문제도 문화유물에 대한 공부가 결여되고 병원 운영 등에 관한 많은 자료 확보나 전문가의 조언 청취가 부족했던지 형식적인 것이 아니었는가, 병원 후보지 확보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 결여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경산시의 면적이 다른 경북의 다른 지자체에 비해 크지 않다고 하지만 411제곱 km이다. 여기에 입지 조건이 비교적 좋은 병원 부지 정도의 땅을 구하지 못하겠는가?
 
  다만 적지를 찾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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