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징>이 있었으면 고구려 침략을 막았을 것이다"

이진구(자유기고가)
  수나라 양제는 수백만 대군을 이끌고 몇 차례나 고구려를 침공하는 바람에 국력이 약하게 되고 백성들의 원성을 듣게 되어 결국 자신이 살해되는 지경에 이른다.
  이런 수양제의 교훈을 새기지 못한 당나라도 고구려를 침공하게 되는데, 당 태종 이세민이 직접 100만 대군을 이끌고 침략했다.
  그러나 고구려는 나라를 지키는 수성에는 세계 최고의 전력을 보였다. 당 군사의 1/10에 불과한 10만 군사로 안시성을 지켜내었고, 당 태종은 결국 패하여 퇴각하였다.
  이후에도 당 태종은 두 차례 고구려에 정벌군을 파견하였으나 모두 실패하고 그 여파로 숨을 거두며 아들에게 '고구려 정벌을 포기하라!'라고 유언했다.
  앞서 당태종은 3차 고구려 정벌을 실패한 후
  "위징이 살아 있었다면 나로 하여금 이 전쟁을 하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살아 있었다면 나라를 살릴 수 있었다는 위징은 누구인가?

  군주민수, 강물이 촛불 되어

  교수신문은 연말이면 교수들의 의견을 듣고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는데 2016년 사자성어로 <군주민수(君舟民水)>가 선정되었다.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도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라는 뜻이다.
  최순실 국정개입 사태로 강물을 뜻하는 국민의 지대한 분노가 촛불 민심으로 나타나 대통령 탄핵까지 가결된 현 시국을 표현한 것이다.
  제갈공명에 비견되는 명재상 <위징>은 순자의 왕제 편에 담긴 이 <군주민수>를 자주 인용하여 나라가 이 지경이 되지 않도록 당 태종에게 군주의 도리를 직언했다.

  위징을 있게 만든 당 태종

  당 태종 이세민은 황제에 오르기 전 자신의 형 황태자 편에서 자신을 숙청하라고 조언한 위징을 불러 문책했다.
  "네 이놈! 너는 왜 황태자에게 나를 죽이라고 했는가?"
  위징은 당당하게 말했다.
  "황태자께서 저의 말을 들었더라면 오늘 이런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황태자가 자신의 말대로 당신을 죽였더라면 당신이 황제에 오르지도 못했을뿐더러 황태자가 황제가 되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같은 자리에 있던 신하들은 위징의 이 말에 소스라지게 놀라며 당연히 심한 형벌이 가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당 태종 이세민은 자세를 정중히 하고 옷깃을 여미고 자신을 죽이려 했던 형의 최측근 책사를 간의대부(재상)의 자리에 앉혔다.
  중국 최고의 명황제로 칭송받는 당 태종은 그의 최고의 신하를 그렇게 받아들인다.

  당 태종을 최고의 군주로 만든 위징

  황제 태종은 교서를 오랫동안 실행하지 않고 있는 위징을 불러 꾸짖었다.
  "재상은 왜 나의 명을 실행하지 않는 것이요?"
  "폐하! 아랫사람들은 교서의 지시를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실행합니다. 나쁜 것도 그대로 실행하니 교서를 내리기 전에 그 결과에 대한 잘잘못을 판단하느라 실행이 늦어졌습니다."
  당 태종은 자신의 명임에도 그 실행 결과 잘못될 것들을 검토하기 위해 늦어진다는 말에 깊이 동의하면서
  "나라에 그대 같은 신하만 있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소"라며 위징을 칭찬했다.
  위징이 얼마나 잔소리 같은 충언을 많이 했으면 태종의 취미 생활인 매 놀이까지 규제했다.
  하루는 매와 놀다가 위징이 나타나자 황제는 '매 때문에 백성 돌보는 일을 등한시한다'라는 잔소리를 들을 것 같아 매를 자신의 품속에 오래 숨겼다가 매를 죽이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위징이 위독하자 황제는 태자를 데리고 친히 문병을 가서 눈물을 흘리자 혼수의 위징은 말했다.
  "지금 천하는 안정되고 나라는 번성하옵지만, 폐하께옵서는 이런 태평성대일수록 위태로울 때를 생각하시고 이를 대비하셔야 하옵니다."
  며칠 후 위징이 죽자 황제는 한탄했다.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자신의 잘잘못을 알 수 있는 법인데 위징이 죽었으니 나는 거울을 잃어버렸다."

  위징의 충은 백성을 향한다.

  이순신 장군이 그러하듯 어느 시대나 어느 나라에나 충신의 충은 임금이 아닌 백성을 향하고 있다.
  장자가 '백성이 가장 귀하고 다음이 나라이며 군주는 가볍다.'라고 한 것도 같은 의미이다.
  위징의 당 태종을 향한 충도 결국은 국민을 향하고 있었다.
  국민들이 평화롭고 윤택하게 살 수 있도록 황제 이하 모든 대신들이 전력을 기울여야 나라가 태평케 된다는 것이다.
  백성을 위해 목숨 건 충언으로 나라를 바로 세운 위징과 그 충언을 받아들여 정의롭게 실행한 당 태종 이세민의 일화들은 오늘을 사는 대통령과 장관 등 관료들과 친박 인사들은 반드시 명심해야 할 일이다.

  서경에 이르기를,‘하늘이 만든 재앙은 피할 길이 있으나 스스로 만든 재앙은 피할 길이 없다’고 했으니 <군주민수(君舟民水)>의 뜻을 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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