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정 열경북 청도 출생영남대 문학예술과정 31기
허 정 열경북 청도 출생영남대 문학예술과정 31기

마비정 벽화

돌담 골목길에서 서성이고 있다
가슴 깊숙한 곳이 허전하다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다

세상 절벽을 기어오르면서
찢어진 호주머니 속에서
한 장 두 장 허공으로 날아간 사진들

철이 영희 순이 달구지 말뚝 박기
이름은 입속에서 노는데
모습들이 휑하니 날아가 버렸네

반월 장날에 가신 할배 손에
희멀건 눈알의 간고등어가 스쳐 간 길
술심부름 간 손자의 얼굴에 진달래 피었던 길

할배의 일성
고놈... 참! 하시면서
허허 웃는 소리에 화들짝 까어보니

허공에 날려간 빛바랜 사진들이
간밤에 내린 봄비에 젖어
마비정 마을 담에 불어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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