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기행
                        소우주/정석현

 

다시 밟아 본 북경 이슬비에 젖는구려
진로 가점 입구에서 청나라 여인이 미소 지으며
이국의 정취가 몰려오는
북경의 거리를 음미하며 천안문으로 향한다

이슬비가 멎고

역사의 흐름 속에 혁명박물관 인민대회장
모택동 시체가 누워 계신 곳
광장은 넓기만 하구려! (44 ha)
 
원나라 황제가 다니던 다리를 건너

다시 자금성으로 부이 마즈막 황제가 집무 하던
태화전을 거쳐 문 문전을 거쳐
후궁들이 질투하며 노니던 그곳에 발을 멈추고
 
외궁 내궁

모두 튼튼해야 했을 것을
궁합이 짝짝 맞아 중국 인구가 이렇게 많다던가 

 백송이 춤을 추는 측백나무의 결혼
하객들만 붐비는구나
전취득 북경 십리 요리를 맛보고

 석양과 함께
어린이들의 묘기
여인의 손 끝에서 트럼프가 수 없이 솟아져 나오는 마술
서커스 속에서 밤은 짙어만 가고

다시 구름이 짙게 깔린 북경의 거리
천단 공원으로(273ha,1430년 경)
명나라 황제들이 하늘을 우르러보며
제사 지내 풍년을 빌던 이곳
또 무엇을 빌었을까

대리석으로 잘 다듬어져 있는
오늘도 관광객들이 두손 모아 하늘을 우르러 보며
무얼 기원 하는지

삼음석에서 손뼉 치면 3번 들리는 한 번의 박수 속에
북두칠성 신위
목 화 토 금 수지신 대명지신이 모셔있는 곳
여기에서 오늘의 요일이 나왔던가

우뚝 솟은 웅장한 건물 안
황천 상제께서 오늘 날씨를 구름끼게 만들고
구룡수에 전설이 얽혀 있는 이곳
9자가 8자보다 났단다

단패교(360m) 황천 상제만 걷던 길을
옛 중국 황제도 옆으로만 걷던 그길을 오늘 우리들이 걸어가고 있구려
내가 황천상제가 된 기분은 아니지만 가슴을 활짝 펴본다

기원년 전에서
12시 24시가 365일이 나왔던가
정말 웅장하구나
황천 상제여 세세년년 풍년이 들고
평화통일이 빨리 이루어지도록 비나이다

서태후가
s.e,x 를 연출하였던 이곳, 이화원(27ha)
넓은 호수 공명호
해군을 훈련시켰던 위장술
내시를 거닐지 않았던 그녀 건장한 남자는 과연 누구였을까!

곤명호를 끼고 만수산을 바라보니 감개가 무량하구나
그녀 서태후가
오늘 우리들이 온 걸 알까만,
십칠공교 대리석 다리가 오늘도 불향각을 지키고 있구려

기와집 배가 두둥실 노젓는 호반을 끼고

14.000 여 점의 그림을 감상하며 거니노니
서태후가 부럽지 않구려
석방선에서 몸을 실어
북경 명소를 ?어 다녔다만

군용 비행장에서
한 두어 시간 잡담을 나누며
쏘련제 비행기에 오르니
사우나 탕에 들어온 느낌 따뜻한 물수건에 땀을 씻고
착륙하니 빈 의자는 앞으로 큰절을 하며 인사를 하는 듯

어느덧 연변의 공항
풀밭엔 버스가
털털한 중형 버스에 몸을 싣고
시가지를 향해 달린다
노래방 다방 가무청 길거리가 한국은 아닌듯 많이 햇갈 리누나

두만강을 향해 달리는 차창가
연변으로 흐르는 류하통하 지류를 따라
도문시(12만)에서 바라본 강 건너 함경북도 남양시(3만)
가깝게 산과 들 집들이 보이누나

한국이 지척인 것을
도문강 (두만강) 흙탕물아
오늘 여기 우리가 왔노라고

두만강 여울소리 슬프게만 들리는데
가볼 수 없는 조국땅 한스럽기만 하구나
건물 위로 아침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장백산 원류에서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490km) 한 맺힌 두만강

정각 6시 싸이렌 소리가
강 건너에서 울려 퍼지고(출근길)
가보지 못한 북한땅
어디서 어떻게 무슨 일을 하러 가는지를
이북이여 잘있거라 포근히 우리 품에 안길 때까지

해란강 들판을 바라보며
15만 그루의 사과, 배가 영글어가고
우리는 달린다
백두산으로

용정시 일송정 푸른 산을 바라보며
혜란강을 끼고
우리 동포들의 150 년 전 개척지를 바라보며
시골 풍경을 눈에 넣어
흙포장 도로를 춤추며 달린다

차창을 두드리며 옥수수를 사라고
우리 동족의 애절한 목소리에 찰옥수수를 입에 물면
흙 포장 위를 자연이 물을 뿌려주는 장백산 자락을 기어오른다
숲 속 울창한 틈새로 안개가 몰려오면 솔밭 사잇길로 안개가 새어 나가느냐

양 옆으로 원시림이 빽빽한
안개 짙은 길목을 헤치며 백두산 천지에 오르니
세상 천지가 캄캄해 천지가 보이지 않는구려
하는 수 없어 하산하는 마음 허전하기 짝이 없어
날씨가 쾌청한 새벽에 다시 오르는 백두산

안개가 아직 사방으로 흩어지고
나무의 생활 터전이 해발에 따라 다른 수목들이 자리잡고
정상 가까이엔 한 그루의 나무도 없이 풀만 인목만 떠돌아 다니네

16 봉우리
장군봉이(2750m) 웅장하게 솟아 있어
백운봉, 천운봉이 의젓하게 분단된 조국을 지키고 있는가
중국 쪽으로 흐르는 장백폭포(68m) 장백산이라던가

백두산 유황온천엔 (88도) 계란이 보글보글글
천지 정상엔 살얼음이 얼어있는
넓고 깊은(깊이373m) 둘레(13.6km남북길이 4.850km동서길이 3.35km)
정말 장엄한 천지 태고 때부터 변함없이 푸른 호수

요염한 자태의 여자 마음 같은 날씨
변덕이 많은 이북 실정
심술쟁이인가 요술쟁이인가를
천지못 건너 멀리 북한 초소가 보이누나

우리 민족의 명산
어찌하여 남북으로 갈라 놓았는지
천지연 폭포는 오늘도 철석 철석 세월을 두드리는데
천지의 신비는 풀리지가 않는구려

다시 울창한 숲 속으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뼉을 치며
맑은 날씨 속에 천지를 본 기쁜 마음
정기를 받은 힘
흥겨웁게 손뼉소리에 차는 달린다

고동하를 옆에 끼고
흙포장 길을 홍기촌 마을 향해
조선족 86 가구 한족이 부럽도록 산단다

가끔 흑미가 고개를 숙인 들판을 지나
시골 냉면을 맛보며
산꼴 자연꿀을 손에 들고
조양천을 낀 연변엔 북경으로 밤이 흐르고

다시 아침이 열리는
뷔페에
아주 뚱뚱한 러시아 여인들과 한 식탁에서 잡담을 나누다

물 뿌리는 북경 거리를
명나라 13 왕릉을 향해 달린다
그동안 잘있었느냐
잘있거라 또 간다 만리장성으로

하룻 밤에 만리장성을 싸았던
그 옛날 한족 여인네들이여
낭군 대신 보내는 만리장성의 역군
밤이 세도록 그걸로 만리장성을 쌓았던가!
코피가 나도록

양고기 샤브샤브에 석양은 물들고
넓고 넓은 대륙 들판엔 사과, 배가 익어가고
복숭아, 포도, 오리, 양떼, 소, 흑미 등
무한정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의 거창한 대륙

아!
1/3 백발이 무얼할까만
북경공항에서
아시아나 737은 서울로 향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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