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진 구(자유기고가)



찌라시 : 위험한 소문

  얼마전 '찌라시 : 위험한 소문'이라는 영화가 개봉관에서만 122만의 관객을 동원하여 제작비에 비해 크게 흥행에 성공하고 IPTV 서비스를 시작했다. 

  줄거리는 이러하다.주인공 우곤(김강우)은 가진 것 없지만 사람 보는 안목과 끈질긴 노력으로 신인 여배우를 밑바닥에서 인기 배우로 성공 시킨다. 

  그러나 증권가의 근거 없는 소문, 소위 찌라시로 인해 여배우는 목숨을 잃게 된다. 가족 같은 여배우를 잃고 실의에 빠진 우곤은 목숨을 걸고 찌라시의 최초 유포자를 찾아 나선다. 이 과정을 통해 찌라시의 제작, 유통, 소비되는 은밀한 검은 세계를 관객들에게 고발 한다.

  영화는 우곤이 피도 눈물도 없는 해결사 차성주(박성웅)의 살해 위협을 간신히 피해 진실을 밝혀 내는 것으로 끝난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난 나의 관전평은 ‘씁쓸함’이었다.차성웅은 잡혀 갔으나 반성이 없어 또 다른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고, 정작찌라시의 최초 제작자는 책임지는 모습이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추측에 불과한 여론조사 

  간이언론인(사실 언론이라고 볼 수도 없다) 찌라시의 폐해가 이정도인데 정식으로 모습을 갖춘 언론의 여론 조작은 그 폐해가 얼마나 크겠는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선거직전에 발표된 서울, 경기, 인천의 여론조사는 여론조사라기보다 특정정당의 세몰이를 위한 도우미의 '작업'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들고 실제로 그러한 결과가 나왔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무려 17.8%가 앞서 있다고 발표했으나 개표 결과 한명숙 후보와 고작 0.6% 차이에 불과했다.

  경기에서는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가 12.1% 차이로 앞선다고 발표했으나 개표결과 고작 4.4% 차이에 머물러, 만약 공정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 되었다면 야권 단일화가 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었다면 결과는 다르게 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수도권 여론조사 오류의 하이라이트는 인천이었다.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가 무려 11.3% 앞선다고 발표했으나, 결과는 오히려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8.3%나 이겨 여론조사와 19.6%나 차이가 났다.

  이 결과에 민주당은 여론조사 발표가 공정했다면 세 곳 모두 당선이 가능했다고 원망했으나, 당시 여론 조사 기관인 3개의 리서치 회사와 이를 발표한 중앙언론들은 지금도 건재하며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다.

  여론조사방식을 고민하고 결과도 책임져야 

  몇일 전 지역 모 신문사가 여론 조사를 한다고 하기에 7:3정도로 현 시장의 우세로 나올 것이라고 여러 사람들 앞에서 공언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예언은 적중했다.

  어떤 근거로 이런 예언을 했는가?우선 여론조사방식이다.위에서 언급한 지난 지방선거 여론조사의 엄청난 오류가 '유선전화ARS' 조사방식이라는 조사방식에서 근거한 것이다. 

  이번의 조사방식도 최근 여론조사 방식으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똑 같은 '유선전화 ARS'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유무선RDD'방식이 그나마 근사치에 접근하는  방식인데 이 방법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큰 오류를 예상할 수 있고, 야당과 무소속의 지지층이 원천적으로 배제된다는 결론이다.둘째로 필자의 개인 판단이긴 하나, 해당신문의 5월 11일과 5월 19일자 1면의 논조와 지면 배치방식에 근거 한다.

  1주일에 한번씩 발행되는 신문에서 '무소속과 정당후보'들로 구분해서 1주 간격으로 기사화 한다는 것은 편집 자체에 문제가 있다. 

  시장후보 도의원후보를 한번에 묶고, 기초의원을 한번에 묶어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나, 민감한 시기인 19일자는 정당 후보를, 관심이 다소 둔한 11일자는 무소속후보를 일괄 배치한 것이 의도했거나 의도하지 않았거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더하여 내용의 게재에도 차이를 두어 정당 후보들에게 유리한 듯 한데서 근거를 찾는다.

  언론은 진실이 목숨이다.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의 공천과정에서 여론조사 방식과 결과에 의심이 간다는 소문이 들리고, 이에 반발하여 탈당하고 출마한 후보들이 여러 명인 것은 이미 팩트인데 민감한 시기에 정확한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고민 없이 여론 조사를 발표 한다는 것이 어떤 후유증과 불신을 가져오는지 지켜볼 일이다.

  특히 여당에서 조차 약세로 보는 하양, 와촌(제2선거구)에서 조차 48.7% : 29.8%로 최 후보가 앞선다는 것은 의문을 가질 대목이다.

  이 시기에 많은 언론인들에게 언론인이 존경하는 리영희 중앙일보 대기자의 말을 꼭 다시 들려주고 싶다.

  "내가 애국을 하는 사람이지만 거짓에 입각한 애국은 애국이 아니다. 종교처럼 숭배하고 목숨처럼 지키고 싶었던 것은 국민이고, 오직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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