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원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피붙이의 시신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슬픈 소원이 어디 있겠습니까!세월호는 반드시 인양되어 유가족의 눈물을 조금이라도 닦아주어야 합니다.”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초단시간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등 사회의 소외된 계층의 고통을 느끼고 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입니다.”

 “10년전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양극화에 대해 고민하고, 양극화해소를 시대적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그분의 통찰력을 높이 평가합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승민 의원의 국회 연설 내용이다.

  15년 전 보수당에 입당하며 자신이 꿈꾸는 보수 정치로 ‘국민의 편에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다’는 유의원은 자신이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 한다.

 “정치권은 보수와 진보, 여와 야의 진영대립이 낳은 반목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진영의 본질은 독재와 같습니다. 진영을 만들어 진영의 울타리 내의 구성원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결국 개인의 소신은 진영 논리와 결정에 파묻혀 버리고, 여야는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고 있습니다.”

 “국가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포퓰리즘에 빠져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지 못하면 후손들에게 그 짐을 넘기는 비겁한 사람이 됩니다.‘죄수의 딜레마’처럼 복지 포퓰리즘은 과열경쟁에 빠져 무원칙하고 실현 불가능한 공약들로 가득하게 됩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재벌의 역할)

 “집권 2년간의 복지 재원의 부족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주장하는‘증세 없는 복지’공약은 허구임이 입증하고 있습니다. 2012년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134조 5000억원의 공약 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습니다. 국민께 사죄합니다.”

 “재벌, 부자 증세를 포함하여 증세문제를 논의해야 합니다. 재벌들은 스스로 감내할 수 있는 정도까지 세금을 낼 생각을 해야 합니다.”

 “재벌과 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을 이루었습니다. 재벌, 대기업은 한없이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이 되기 위한 경쟁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천민자본주의의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벗어나야 합니다.” “비정규직 차별해소는 사회 공정성과 양극화해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해야 하며, 정부와 공기업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30대 대기업과 금융기관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저출산 문제는 영유아 보육비 지원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졸업하고 취업하고 결혼도 하고 집을 구해서, 애를 낳고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재벌 정책은 재벌도 보통사람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면, 복권도 가석방도 일반 국민들과 다르게 취급하는 일은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정의로움과 공정함

  내가 놀랍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나라의‘보수가 참 보수로 변해야 한다는 것을 보수당에서 말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수의 아이콘은 애국, 정의, 희생, 봉사 같은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영국의 왕실은 왕자와 왕손까지 전쟁터에 보내고, 지도층의 희생과 봉사는 일상적인 일이다.

  유대표의 연설도 그런 연장선에서 참 보수를 만들자는 것이고 지극히 당연한 주장일 뿐인데 이것이 놀라운 이유는 우리나라의 보수는 참 보수의 길 보다는‘위장전입을 일상화하고 갖은 방법으로 본인과 자녀의 군 복무를 면제 받고, 탈세, 논문표절, 편법증여와 상속 등이 오히려 보수의 아이콘인 듯하는 부끄러운 역사 때문이다.

  자신의 말처럼 유대표의 연설이 29일 보선이나 내년 총선과 차기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득표전략 차원의 제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심이 묻어있는 좋은 내용의 연설이라 생각한다.‘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리영희 선생의 말처럼 건강한 좌우, 여와 야, 진보와 보수의 병립은 나라 발전의 원동력이다.

  그러나 진정한 보수를 경험하지 못한 나로서는 유승민 의원께 깊은 지지와 그 용기에 존경과 지지를 보내며 보수의 모범이 되기를 부탁한다.

  그러나 그가 설정한‘보수의 제3의 길’이 유대표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새누리당 내에서 동의와 합의를 이끌어 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유대표는 큰 욕심 버리고 자신의 제안 중 여당 내에서 합의되는 한두 가지라도 우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정도만 해도 우리나라 보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

  보수의 꼴통 대구.경북에서 보수의 새역사를 창조하는 역설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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