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김문규
  경남기업 전 회장인 성완종 회장이 정치권을 상대로 구명로비를 했지만 누구 한사람 도와주는 이 없자‘불법정치자금 수수기록’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 회장의 메모에 이름이 올랐던 오르지 않았던 간에 성 회장의 몇 십년간의 정치후원금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몇이겠는가. 정가에서는 지금까지 공생관계에 있던 동료가 어떻게해서든 살려고 발버둥치다가 희망이 보이지 않자 죽음을 선택했건만, 일말의 연민도 없이 각자 자기 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이정현 의원은“지금 상황이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하다”고 했다.

 “정치의 부패 뿌리를 뽑기 위해서라도 모든 국민이 납득할 때까지 끝까지 가야 한다”고도 했다. 이 무슨 황당한 발언인가! 정치의 부패 뿌리는 꼭 이렇게 참담한 사건이 발생해야만 도려낼 수 있다는 것인가. 도저히 이해 불가능한 말을 하고 있다.

  이완구 전 총리는 성 전 회장과의 친분에 관한 질문에“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같은 지역 출신으로서 그간 많은 도움을 받고 국무총리까지 된 사람이 할 말인가.

  상대가 이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해서 이렇게 모르쇠로 일관 하다니 이완구 전 총리의 인품이 의심스럽다.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 수수보도에 관련해서는 어떠한 증거가 나오면 목숨까지 내놓겠다는 강수를 썼다. 일국의 국무총리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닌 것을 해 버렸다. 아직은 진실규명이 되지 않고 있지만 밝혀진다면 스스로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죽을 수 있을까. 그는 물귀신 작전으로 여·야를 막론하고“동료의원들에게 후원금을 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자기 자신은 한 번도 후원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다른 의원들은 후원금을 받았다며 공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전형적인 물귀신 작전이 아닌가. 당신도 받았으니 나의 후원금에 왈가왈부 하지 말라는 압력으로 이해된다. 홍문종 의원은 성 회장 비밀장부에 의하면 2012년 대선 당시 2억원을 수수한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그는 단 1원이라도 받았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했다. 깨끗할 것으로 믿었던 반기문 UN총장도 모르쇠로 일관했고, 후원금은 받지 않았다고 치자 왜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는가. 그게 더 의심스럽지 않은가,

  그렇게 많은 인연이 있으면서 그는 왜 거짓말을 했을까. 조사하면 다 나올 것을 우선 아니라고 부정해놓고 보자는 식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치인들만 1960년대를 살고 있는가. 일면식도 없는 성 회장의 행사에 참가해서 축사를 하고, 친동생은 경남기업에서 고문으로 근무를 했다. 모르는 사람이 이정도일진데 잘 아는 사이는 어떤 관계일까.

  홍준표 의원도 그렇고, 성 회장이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거짓정보를 흘렸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한 사람도 없다. 지금까지의 수사 상황으로 봐서는 진실게임으로 들어가게 생겼고,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겠다. 여·야를 아우러 성 전 회장의 정치헌금에서 자유로운 정·관계 인사는 없을 것이다.

  후원금을 못 받았다면 정직해서가 아니고 능력이 안되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는 정치후원금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가가 형성된 이래로 정경유착은 계속되어 왔다고 봐야 한다. 지금까지의 관례가 그러했는데 아니라고 억지를 부린다고 과연 국민들이 믿어줄까. 차라리“지금까지는 관행이 그러했지만 앞으로는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고 국민 앞에 사죄하고,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수순이 아닐까.

  정치자금을 수수했으면 당연히 대가를 주어야 할 것이고, 그래서 부정부패는 계속 이어지는 게 아닌가. 후원금을 받은 정·관계 인사들은 깨끗이 자수해서 고인과 국민에게 사죄하고 다시 시작하라. 갑론을박 지엽적인 문제를 갖고 논하지 마라.

  누가 후원금을 받고 대가를 주었는지가 중요하다. 망자의 인격을 모독하지도 말고, 거짓말을 하지도 마라. 이참에 깨끗이 털고 새사람으로 태어나서 대한민국 정치사를 바꾸어주기 바란다.

  국가에 책임 있는 인사들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관행으로 이루어졌고 잘 아는 동향인이지만 후원금을 받지 않았다고만 했어도 인격적인 치명타는 면했을 것을 참 불쌍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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