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성, 피라미드, 만리장성의 규모를 보면 참 대단하다.

  중국의 자금성은 동서 800m, 남북 1km에 건물이 1만 800여 채 9999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고궁이다. 내부의 장식과 조각상들의 수와 종류는 상상하기 어렵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세계7대 불가사의에 포함될 정도로 엄청난 구조물이다.

  그 내부 구조는 아직도 완전하게 알 수 없다고 하니 짐작이 간다. 쉽게 계산해서 2.5t 돌덩이 280만개를 쌓아 올린 규모라 하니, 돌도 없는 사막에서 이룬 엄청난 일이다.

  만리장성은 달에서도 보인다고 하니 규모나 길이는 단연 세계최고이다. 총 길이 7,300km에 달하는 산꼭대기 능선까지 돌과 구운 벽돌을 날라 성을 만들었다고 하니 직접 그 규모를 본 사람들은 입이 절로 벌어진다. 경부선 길이 441.7km와 비교하면 그 규모를 상상할 수 있겠다. 그런데 나는 이런 건축물을 볼 때마다 너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런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죽고, 다치고, 고생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메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상하기 어려운 건축물을 짓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겠는가?

  또,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얼마나 백성을 착취 했을까?

  그 인부들의 가족들은 또 어떻게 살았을까?

  우리는 너무 크고 웅장한 문화를 볼 때 그 이면을 꼭 보아야 한다.

  자금성과 피라미드, 만리장성 부근에는 피 냄새가 진동했다는 것을 알아야하고, 이를 강행한 영락제와 이집트 왕들, 그리고 진시황제는 얼마나 잔인한 사람인지 생각해야 한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삼국사기에서 김부식은 백제 문화를 이렇게 표현했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이것을 받아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백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문화의 특징이 바로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이다’라 한다.

  비록 앞에 언급한 세계적인 규모만큼 웅장하고 크지는 않지만 그것들과 비교해도 결코 누추하지 않은 것이 우리 문화고 문화재이다.

  또한, 이런 규모의 건축에는 백성들의 고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쉽게 할 수 있다. 우리 문화가 우수한 여러 가지 이야기 중 하나가, 백성들의 주리를 틀어 자신의 위엄을 보이고자 무리한 규모의 공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외국 여행이 쉬워진 요즈음 중국이나 이집트, 유럽을 다녀와서 단순히 문화재의 규모를 보고 열변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분들 스스로 드러내는 다소 편향된 생각을 고쳐야 주어야 한다.

  우리 유물들의 꼼꼼하고 깊이 있는 예술성과 이면에 담긴 백성 사랑의 정신을 되새겨 주어야 한다. 그러면서 우리민족 뿌리에 존재하는 백성을 생각하는 민주의 정신을 일러 주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혹자들은 말 한다.?

  고대 우리나라는 나라 규모나 백성의 수가 작아서 그렇게 크고 웅장한 문화재는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고.

  천만의 이야기다.

  현존하는 전 세계 고인돌의 70%가 한반도에 있다면 우리나라 고대 국가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미루어 짐작 할 수 있을 거다.

(이 기사는 http://blog.naver.com/ks2008lee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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