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원 김정곤
향원 김정곤

장맛비

남편이 죽었다
새벽에 갑지기 죽었다
떠나다는 말 한마디 없이 가버렸다
나는 통곡을 할 수가 없다
가슴이 미어터지고 그간 쌓였던 울분을
화산 터지듯 불출하고픈데 달랜다
나는 통곡을 할 수가 없다
새벽 통곡은 민폐를 불러온다
길고 긴 시간 당하고 살 수 밖에 없었던 그 수모 어찌 잊으리
모진 언어폭행은 어떻게 갚으리
한마디 말도 없이 훌쩍 가버린 짝
그래도 나는 통곡을 할 수가 없다
오랜 시간 가두어둔 외로움이 폭발해도
가슴에 큰바위 하나 힘겹게 올려놓고
추적추적 그렇게 울 수밖에 없다
천둥번개도 없이 소낙비도 없이
그저 보슬비가 될 수 밖에 벗다
천둥번개를 품은 소낙비는 곧 오겠지
나는 보슬비처럼
울음을 삼킨다
먼저 간 남편이 불쌍해서도
나는 통곡을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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