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학교 명예교수 박천익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박천익

  한 해를 보내고 또 새해를 맞는 신년의 벽두이다. 새해를 맞는 사람들의 마음은 새롭다. 일반적으로 옛부터 동양에서는 새해가 되면 그해를 상징하는 12간지(干支)의 동물로 새해의 의미를 표현한다. 새해 2024년 甲辰年은 동양학에서는 60간지의 41번째 해로 푸른 색의 갑(甲)과 용을 상징하는 진(辰)이 합쳐 청룡을 의미하는 '푸른 용의 해'이다. 올해는 12간지 동물 중 유일의 상상의 동물 용(龍)의 해이다. 용에 얽힌 동양의 얘기는 많다. 특정 위인을 종종 흑룡, 청룡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용을 통해 하늘의 뜻을 나타내며, 용이 인도하여 기적적으로 일의 성공과 위업을 이루게도 한다. 동양에서는 용을 미래를 예상하고 기적과  성취를 가늠하는 신비의 동물로 생각한다. 또한 용은 입신과 출세를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동양에서 용은 상서로움을 나타내며, 지혜와 힘 그리고 용기를 가진 최고의 상상 동물이다. 특히 청룡은 푸른 기상으로 사람들에게 힘과 에너지 그리고 변화와 용기를 주는 동물이다. 우리는 새해가 되면 자기 나름의 다양한 소망을 갖고 그걸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일년을 보내고자 다짐한다. 그런 다짐의 마음은 인생을 성공과 행복으로 이끄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무언가를 잘해 보겠다는 마음, 굳건한 믿음은 인간의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 누구든지 그 사람의 마음가짐이 그 사람의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다.

  인생의 행복문제 역시 마음의 문제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물질적 만족을 통해서만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행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정신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인격적으로 온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인생을 행복과 불행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마음의 문제이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고 형체도 잘 알 수 없는 존재이지만,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마음과 질병의 관계를 연구하는 많은 의학의 대가들도 인간의 마음가짐이 몸의 병을 좌우한다고 얘기한다. 긍정적이고 건강한 믿음이 있는 사람은 병에 잘 걸리지도 않고, 또 병에 걸려도 치료하기가 쉽다고 한다. 반대로 항상 남을 이용하고 남에게 빼앗을 것만 생각하며 이기적이고 고립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병에 잘 걸릴 뿐만 아니라 또 치료하기도 힘들다고 얘기한다.

  '마음의 경제학'은 마음을 신의 뜻 즉 자연의 섭리에 맞도록 잘 관리함으로써 합리적이고도 유쾌하며 또한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마음을 경제원리를 따라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마음의 경제학의 근원은 생명을 키우고 사랑하는 원리에서 출발한다. 생명은 사랑의 힘으로 생겨나고 생육한다. 생명을 키우고 번성하게 하는 마음은 건전하고 긍적적인 사고에 바탕을 두고 있다. 건전한 믿음과 참된 소망이 있고, 이웃을 사랑하며 남을 위해 자비를 베풀고 봉사하는 마음은 생명을 귀하게 생각하고 키우는  긍정의 마음이며, 좋은 마음의 경제학을 만든다.

  인간이 추구하는 영원한 가치 眞, 善, 美와 聖은 마음의 경제학의 바탕이기도 하다. 참된 것, 착한 것, 아름다운 것, 그리고 성스러운 것을 지향하려는 마음은 생명적인 마음이며 이런 마음들은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하는 긍적적 가치이다. 나라 경제나 가정 경제도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간강하고 바르게 되어 있느냐와

  관련이 있다. 남에게 베풀 생각은 않고 남의 것을 빼앗거나 자기의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한 사람들만 많다면 그 사회는 도처에 불만이 가득하고 불의를 단속하기 위한 각종 제도와 설비들이 많아져 나라의 물질적 정신적 부담도 커지게 된다. 즉 악은 비합리를 만드는 요인이 된다.

  20세기 최고의 경제학자로 불리는 폴 ㆍ사뮤엘슨 MIT대학 경제학 교수도 그의 명저<마음으로부터 경제학>에서 인간의 사랑, 경제행위의 동기 등 마음의 경제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제발전론의 대가 아더 루이스 역시 경제발전에는 국민들이 '경제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세계 역사를 돌이켜 보더라도 국가발전에는 지도자의 마음가짐,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가 시대를 불문하고 중요한 기여를 해왔음을 우리는 보아왔다. 한 때 일본경제가 고도 성장을 하고 있을 때 미국의 유명 경제학 교수들은 일본경제의 고도성장은 일본인들의 '겸손한 마음가짐' 때문이라고 답한 바 있다.

  겸손하고 예의 바르며 근검절약하는 긍정적 가치는 마음의 경제학을 만드는 요인이다.

  인간의 올바른 마음가짐은 개인의 심신의 건강은 물론 나라의 발전에 기초가 된다. 마음의 형태를 어떻게 다스리고 관리해 나가느냐가 개인의 성공과 행복을 결정한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마음을 갖는 사람은 건강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세상을 살기 때문에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생활이 즐겁다. 반대로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은 매사가 힘들고 어렵다. 성공하는 삶을 위해서는 마음을 성공의 길에 이르도록 긍정적 가치의 바탕에서 관리해 나가야 한다. 마음의 경제학은 무엇보다도 마음을 긍정적이고도 희망적으로 갖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희망, 정의, 사랑, 긍정, 겸손, 봉사, 근면이 마음의 경제학적 요소라면

  절망, 불의, 증오, 부정, 교만, 갈취. 나태는 마음의 비경제학이다.

  새해 갑진년 청룡의 해에는 청룡의 기상을 닮아 우리 모두의 삶이 푸르고 광명이 넘치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생각하는 마음의 경제학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좋은 마음 굳건한 정신은 결코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마음 그릇을 갖기 위해서 많은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 끝없이 절차탁마하는 마음의 수련과정을 통해서 만이 훌륭한 마음의 그릇을 가질 수가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가치와 그것을 실천하는 행동 속에 마음의 경제학이 뿌리 내린다. 복된 삶을 위해서는 좋은 마음의 경제학이 정착토록 해야 한다. 긍정적이고도 희망적인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미래에 대한 소망과 믿음을 갖고 스스로가 마음의 경제학을 차근 차근 실천해 나가는 생활태도가 중요하다. 

  인간의 행복지향적인 삶은 긍정적인 삶의 태도와 마음에서 기대와 소망을 갖고 그것을 부단한 노력으로 이루려는 가운데서 얻어진다. 인간의 마음을 다듬는 종교와 도덕은 대부분 긍정적 가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기독교나 불교나 유교는 모두 겸손하고 자비로운 인간이 되기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근면하고 검소하며 양심적인 사람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행복은 결코 그저 얻어지는 것이 이니라 올바른 가치와 마음을 바탕으로 행복을 이루려는 의지와 노력의 산물임을 밝히고 있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행복의 문제는 꿈과 소망을 이루려는 마음과 노력의 산물이다.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건전한 뜻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순간 순간 행복을 느끼고 향수하게 되는데 그 바탕에는 곧 잘 짜여진 마음의 경제학이 있어야 한다. 

  돌이켜보면 지난 한 해도 국내외적으로 매우 다사다난했던 해였다. 지구촌에는 크게 두 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자신의 이익을 위한 지구촌의 행위들 이를테면, 핵오염수 폐기문제 , 기후환경 문제 등이 지구촌의 커다란 과제로 남아 있다. 정치 ㆍ경제적으로도 중요한 과제들이 산적한 채로 미해결의 숙제로 남아 있다. 지구촌에는 아직도 빈곤과 불평등, 이데올로기적 대립, 경제적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강대국들의 대립하는 가운데 가난한 나라들의 생존과 인권의 문제가 여전히 삶의 환경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고금리 정책이 경제적 약소국을어렵게 하고 있고, 세계 각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지나친 이기주의에 몰입해 있음으로써 인류는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지구촌의 이상은 언제나 현실과는 먼 채로 인류는 원초적 모순을 안고 고민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선을 지향하지만 악은 언제나 선과 대적하는 모습처럼 상존하는 모습이다. 국내적으로도 역시 산적한 과제들이 많다. 정치권의 세력싸움 속에 지나친 조직체간의 이해관계, 경제적 약자의 문제, 세대간 갈등의 문제, 그리고 초고령사회화와 출산율 저하의 문제 등 실로 우리나라가 해결하나가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개인적으로도 각기 다른 다양한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없는 상태에서 고질화된 문제로 남아있다. 다양한 문제들의 내면을 관찰해 보면 대부분은 결국 마음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마음의 경제학은 행복경제를 실천하는 원천적인 요소이다. 마음을 잘 관리하여 인간이 추구하는 이상사회로 가기 위한 긍정적 가치를 분석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복은 검소함에 있고, 명은 화창에서 나온다고 했다. 모든 국민들이 청룡의 기상으로 새해를 바라보고 푸른 희망의 마음으로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마음의 경제학이 자리하는 복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잘 정비된 마음은 경제적 효율성과 합리성을 높이고 나아가 행복경제를 실천케 한다. 경제생활에서 행복지향적인 경제행위가 경제 전과정에서 이루어질 때, 개인과 국가가 함께 발전하는 좋은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마음의 경제학을 실현하여  높은 수준의 행복국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새해에는 청룡의 활기찬 기운을 받고 모든 국민들이 실질적인 행복을 한층 더 향수하는 행복경제 실천의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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